[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내란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되레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고꾸라졌던 여당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이전으로 회복했습니다. 실제 윤석열씨 탄핵소추안 가결 후 한때 '최대치'로 벌어졌던, 국민의힘·민주당 지지율 격차는 다시 접전 양상인데요. 17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14~16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9%, 민주당 36%였습니다.
전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1월13~15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국민의힘 35%, 민주당 33%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날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1월13~14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도 민주당 41.8%, 국민의힘 40.5%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단순한 보수 결집'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재명 비토 심리'에 따른 대안부재론이 지지율 '이상 현상'을 불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밖에도 보수진영의 이슈파이팅을 비롯해 중도층의 민주당 심판도 지지율 추세 변화에 한몫했다고 전했습니다.
①보수 우위 이슈파이팅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해, 조사에 적극 응하면서 '보수 과표집'이 일어났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보수 과표집 역시 민심 흐름"이라는 반박이 나오는데요.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민주당의 '이슈 파이팅'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김 부대표는 "보수 지지층의 '응답 적극성'이 상당히 강해졌고, 실제 보수 성향 응답률도 높아졌다. 그러나 그만큼 진보 성향자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윤석열씨가 체포됐고, 민주당은 이제 '내란과 탄핵'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진척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며 "오히려 보수가 제기하는 다양한 프레임들이 먹혀들면서, 진보 지지자가 반응할 이슈가 줄어들었다"고 평했습니다.
이어 "야권이 현재의 지지율에서 나타나는 게 위기를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슈 파이팅에서 밀리게 되면, 조기 대선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동안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에 투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반명 심리·대안 부재론
김봉신 부대표는 '진보 응답자가 줄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지지도가 유지되는 점'도 짚었습니다. 그는 "이 대표 지지층의 지지는 강해졌지만, 그 외변에 있는 진보층 지지 강도는 약해졌다는 뜻'이라며 "응집도는 강해지는데, 저변은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재명 리스크'을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은 20대 대선 전부터 높았고, 이 대표에 대한 불안감은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 대표는 다자·3자·양자 대결 모두에서, 지난 대선 득표율 수준밖에 안 나오고 있다"며 "그 이후로 외연 확장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극성 지지층이 세를 잡고 있고,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보통 국민은 '적대적 공생관계'에 질려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선택지, 변화 기미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③중도층의 민주당 심판
안일원 대표는 "(지난해) 12월3일로부터 한 달 반이 다 돼 가는데, 민주당이 '수권정당 또는 제1야당으로서 안정감 있는 행보를 보였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에 대해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데, 정당 지지도가 접전이라는 건 민주당이 국민에게 '점수'를 따지 못한 결과라는 겁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중도층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민주'와 '법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도적 기준에서, 민주당이 내란을 '처벌'하며 보여준 모습은 윤석열씨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내란'이라는 프레임 하나로 퉁 치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국무위원 줄탄핵 시사', '탄핵안 내란죄 철회', '여론조사기관 고발', '민주파출소 출범' 등을 언급하며 "중도적 가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고 직격했습니다. 윤씨 탄핵은 탄핵이고, 민주당 행위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이뤄진단 겁니다.
홍 소장은 "원래 탄핵·국정파탄 이후 치러지는 선거는 하나 마나, 이기는 선거지만, 민주당 헛발질로 '5대 5 구조'가 됐다"며 "민주당이 지극히 관념적이고 비현실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유지웅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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