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예스맨' 일색…트럼프 2기 '마가 군단'
'전사'들 독주 예고…'한반도 불확실성' 확대 불가피
2025-01-21 18:02:16 2025-01-21 18:02:16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은 '충성파'란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전문성·경륜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로 이뤄져 있는데요. 대선 슬로건이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최우선 가치 '충성'…대중 강경파·관세론자 전면에
 
2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른 속도로 '초고속 인선'을 단행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채 3주도 되지 않아, 15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모두 지명했습니다.
 
속도뿐 아니라, 구성원의 면면도 파격적입니다. 8년 전 인선(1기 행정부)과 비교해도 차이점이 뚜렷한데요. 1기 때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제임스 매티스(66)를 국방부 장관에 발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예비역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44)를 임명한 게 상징적입니다. 
 
'권력 서열 2위'인 제이디 밴스 부통령의 나이도 40세입니다. 15개 부처 장관의 평균 연령은 평균 57세로, 트럼프 1기 출범 당시(62세)보다 5살 젊어졌습니다.
 
이 외에도 각료급 참모에 △털시 개버드(43·국가정보국장) △엘리스 스터파닉(40·유엔 대사) △리 젤딘(44·환경보호청장) 등 40대 이하 '젊은 피'를 대거 배치했습니다. 
 
이로써 집권 1기 때 이른바 '어른의 축'(axis of adults)이라 불리며, 트럼프의 즉흥적 스타일을 보완한 원로·중진은 사라졌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재임 당시,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각료·보좌관들과 잦은 충돌을 빚었는데요. 이에 충성을 바칠 젊은 '예스맨'을 대거 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단적인 예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이들은 트럼프 2기 대외정책의 쌍두마차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에 적극 찬동하는 정치인입니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이란,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유명합니다. 또 북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입장으로, 지난 2020년 '주한미군 재검토'를 언급한 이력이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경우 "오래전부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다"며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 완화, 소득세 철폐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계획도 지지해 왔습니다.
 
엘리스 스터파닉 유엔주재 대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음모론 등을 옹호해 온 절대적 충성파로 꼽힙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신분이던 지난해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유세 도중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스뉴스·플로리다·억만장자'…트럼프 코드인사
 
트럼프 2기 정부를 이끌 인물은 크게 △플로리다주 출신 △친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 출신 △억만장자 △충성심이 검증된 1기 행정부 인사 등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핵심 보직은 플로리다 출신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거주지이자, 정권 인수팀 본부가 위치한 플로리다는 그야말로 내각의 '산실'이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지역구가 플로리다주였던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플로리다주 법무부 장관 출신인 팸 본디 법무부 장관 △플로리다에서 정치 컨설턴트 경력을 쌓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표적입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트럼프가 가장 즐겨 본다는 '폭스 앤드 프렌즈' 진행자였습니다. 그는 영관급 장교 출신으로, 조직 관리 경험이 없습니다. 숀 더피 교통장관도 <폭스뉴스> 출신입니다.
 
트럼프에게 거액을 후원하거나, 그와 뜻을 같이하는 억만장자도 대거 포진했습니다. 대표주자로는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격 인사가 결국 부실검증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던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10대 청소년과의 성관계 의혹'에 시달리다 첫 낙마 인사가 됐습니다.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상태인데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표적인 '백신 음모론자'입니다. 
 
트럼프 2기 인사의 공통점은, 대통령과 '코드'를 함께하는 '예스맨'이란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향에 따라, 이번 정부에선 예측 불가능한 정책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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