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저축은행 신용카드 2027년 완전히 사라진다
국민·롯데카드 이어 하나카드도 발급 중단키로
"지역 기반 저축은행 카드, 수익성 미미"
2025-01-22 06:00:00 2025-01-22 08:02:47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저축은행 신용카드가 2년 뒤 완전히 사라집니다. 지난 2015년 KB국민카드가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를 업권 최초로 발급한 뒤 12년 만입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중앙회 차원에서 새로운 카드사와 업무 제휴를 맺은 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발급을 각각 10년, 6년 만에 중단했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하나카드마저 오는 2027년 8월 중앙회와 맺었던 5년간의 제휴를 끝내기로 하면서 저축은행 신용카드는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하나카드가 2022년 중앙회와 제휴해 만든 'SB(Savings Bank)' 신용카드는 저축은행 거래 고객을 위한 맞춤형 카드입니다.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최대 1% 청구 할인을 제공합니다. 이용 전달 30만원 카드 사용 실적을 충족하면 △딜리버리(배달의민족, 요기요) △구독 서비스(NETFLIX, YouTube Premium) △편의점(CU, GS) △이동통신 (SKT, KT, LG U+ 자동이체 시) 등의 업종에 5% 청구 할인과 2~3개월 무이자 서비스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카드 역시 내부적으로 중앙회와 맺은 계약을 더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에 들어가는 물리적 비용 대비 실적이 저조한 것이 원인입니다. 지금까지 중앙회 전산망을 통해 발급한 SB 신용카드 건수는 300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국구가 아닌 개별 지역 고객을 가진 저축은행과의 제휴는 업무만 늘어날 뿐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가 미미하다"며 "저축은행 업황까지 어려워진 마당에 굳이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를 계속 발급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저축은행들도 카드사와의 제휴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정도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중앙회-카드사 제휴 현장에서 자주 언급한 '수익채널 다각화'는 허울뿐인 모양새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카드사와 제휴했을 때 실질적으로 비용을 내고 신용카드를 발급 수익을 얻어 가는 곳은 카드사이고, 저축은행은 모집 수수료 정도만 챙긴다"며 "그럼에도 카드 발급에 나섰던 이유는 제휴 카드사 고객에게 예·적금 등 저축은행 자체 상품을 영업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중앙회를 거치지 않고 개별 저축은행이 카드사와 손잡고 신용카드 발급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도 업권에선 나타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업권 1위인 SBI저축은행은 따로 카드사 제휴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OK저축은행은 작년에 'OK 페이' 출범을 예고하며 신용카드사와의 제휴를 계획했으나 진전이 없습니다. 웰컴저축은행도 삼성카드 등과 제휴 맺었지만 신용카드가 아닌 충전형 선불카드만 선뵀습니다.
 
중앙회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이용률을 높이는 것에 방점을 찍은 상태입니다. 이날 각 저축은행 체크카드 담당 부서장을 소집해 해외 결제 및 청소년 특화카드를 비롯해 신상품 출시를 논의했습니다.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전용 체크카드도 중앙회 소속 79개 저축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이 2019년 2조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0조62억원으로 5배가량 뛰었지만, 같은 기간 이용액은 923억원에서 1813억원으로 두 배 증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다만 체크카드 발급 자체가 돌파구가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저축은행 전용 체크카드 발급은 BC카드만 하고 있는데, 이 역시 2007년 당시 저축은행 체크카드 발급 허용에 따른 업무 대행 성격에 불과합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일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 해소를 위한 노력이 먼저"라며 "아울러 대고객서비스를 위한 일환으로 맞춤형 제휴카드 발굴, 공급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왼쪽 두 번째)과 박의수 하나카드 부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022년 7월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카드 본사에서 업무 제휴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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