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무역전쟁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2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센터에서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에 따른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먼저 '거시경제 전망 및 주요이슈' 발제를 맡은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트럼프 정책 시나리오를 분석하며 "경제 불확실성 급등과 관세 부과는 국내 경기·물가·금리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며 2026년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장 실장은 "올해에는 (트럼프 정책이)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우리 성장률을 0.25%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관세정책 등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 대비 2025년 0.2%포인트, 2026년 0.6%포인트씩 추가 하락하는 것을 가정해 2026년의 물가상승률을 -0.09%포인트, 시장금리(국고채 3년)는 12bp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 실장은 특히 한미 간 차별화된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안정적인 고용 상황을 바탕으로 민간소비를 견인하고, 인공지능(AI)·에너지 분야의 투자 확대가 지속돼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견조한 성장과 높은 물가를 감안해 연방준비제도(Fed) 또한 기준금리를 제한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6%, 물가상승률은 2.0%로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고, 연간으론 75bp(0.75%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미 간 거시경제 비동조화로 인해 장기금리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고환율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장 실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라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올해는 전 세계적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하반기 이후 안정을 찾으며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날 '자본시장 전망' 발제를 맡은 강소현 자본시장실장은 상장폐지 제도 개선과 다자간 매매체결회사 운영 개시, 공매도 재개 등 제도 개선으로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증권업은 위탁매매와 기업금융(IB) 중심의 개선이 예상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ELS·DLS 발행 위축 등으로 인한 수익성 훼손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석훈 금융산업실장은 증권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과 기업금융 기능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권민경 펀드·연금실장은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급성장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커졌고, 올해는 해외주식과 채권 등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이 22일 금투센터에서 열린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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