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고가 주택의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이용되며
전세로 살다가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이른바 '분양 조건부 전세 물건'이 수도권에 등장했다.
16일 용인시 수지구 죽전스타클래스 3차 타운하우스 3단지. 총 5개동 36세대가 들
어서 있는 이곳 단지는 최근 남은 미분양 가구를 전세로 돌렸다.
이곳 입주자는 지난 10월부터 분양가의 40%만 내고 2년의 전세 기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또 전세 기간이 끝나면 전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분양 가격으로 계약을 할 수 있고, 원래 매매가보다 떨어지면 전세 계약을 종료하고 나갈 수도 있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전세 계약 후 6개월 이내 분양 계약으로 전환하면 1·2층은 20%, 3층은 10%를 할인한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면서 "용인지역 전세가가 분양가의 30%수준이어서 다소 비싼 편이지만 매매가를 손해 보지 않고 먼저 살아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실제 전세로 전환한 10월 이후 전세 계약에 관한 문의가 급격히 늘면서 7세대에서 10세대로 입주자가 늘어난 상태다. 주택시장 비수기 인데다 이곳 타운하우스 분양가가 13억~18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세로 살게 해주는 것을 뛰어넘어 아에 등기 이전을 해주고, 이자 대납·전매 알선까지 해 주는 회사도 생겼다.
반도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분양중인 '반도유보라 팰리스' 계약해지분을 특별분양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곳 187㎡(구.56평형)에 대해 주변 전세 값인 약3억6000만원 정도만 납부하면 입주와 동시에 소유권이전 등기를 해주고 2년간 대출금에 대한 이자대납까지 해 준다.
특히 2년 후 입주자가 나가겠다고 회사에 미리 통보할 경우, 회사가 전매를 책임지고 알선해 준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2년 계약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정도 전에 계속 살 의향이 있는지 입주자에 물어본다"면서 "만약 전매가 잘이뤄지지 않아 기간 내 전매가 안되면 이자는 회사에서 지불한다"고 말했다.
공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은평뉴타운에서 빈 집으로 남아있는 전용면적 134㎡와 166㎡ 등 대형 아파트에 대해 분양을 전제로 전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입자는 2억5000만원 선에서 2년간 전세를 살다 분양을 받을 경우 나머지 분양가를 낸다. 분양을 받지 않으면 2억5000만원의 10%인 2500만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이같은 분양 조건부 전세 방식은 미분양 주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고육지책이다.
기존에도 일정기간 살고 원치 않으면 회사에 되팔 수 있는 이른바 '바이백' 상품은 있었지만 고가 주택의 경우 원래 가격이 워낙 비싸 이런 방식도 크게 효과가 없었던 탓이 크다.
박정훈 스타클래스 분양사무소 팀장은 "40평형 이상의 대형 고가 주택은 가격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기존 집을 팔고 타운하우스를 사기도 쉽지 않다"면서 "이런 고객들은 2년동안 기존 집을 전세로 돌리고, 타운하우스에 전세로 살면서 가격회복을 노리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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