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 투자
2032년까지 슈레더 설비 등 원료 고도화
2025-12-08 11:31:47 2025-12-08 14:32:26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를 위해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습니다.
 
슈레더 설비. (사진=다니엘리 센트로 리사이클링)
 
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이 포함됩니다.
 
슈레더는 폐자동차, 가전제품, 폐건설자재 등에서 회수된 철스크랩을 고속 회전하는 해머로 파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설비입니다. 슈레더로 가공된 철스크랩은 철 함유량과 균질도가 높은 고급 철스크랩인 ‘슈레디드 스크랩(Shredded Scrap)’으로 불립니다.
 
현대제철은 우선 220억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슈레더를 비롯한 ‘파쇄-선별-정제’ 공정의 원료 고도화 설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전문 운영사를 통해 노폐 스크랩을 고급 철스크랩으로 가공하고, 운영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추가적인 슈레더 및 정제 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번에 도입하는 경기 남부권 원료 고도화 설비는 고속 해머 파쇄설비, 비철·비자성 분리장치, 분진 집진 시스템, 품질 검사 및 이송 설비 등을 갖추게 되며, 오는 2027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현대제철은 슈레더 설비를 통한 슈레디드 스크랩 생산뿐만 아니라, 일반 철스크랩을 고품질 철스크랩으로 가공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24년 포항공장에 철스크랩 선별·정제 파일럿 설비를 도입하고 내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6년에는 국책과제 신청을 통해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철강업계에서는 고급 철스크랩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전기로 방식은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이 1/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주요 철강사들은 신규 전기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전기로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전기로 원료인 철스크랩의 자급률이 80~90% 수준에 머물러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고품질 철스크랩의 안정적 확보는 철강사들의 탄소 감축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제철은 금속 제품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급 철스크랩인 ‘생철’ 확보와 더불어, 노폐 스크랩을 가공해 품질을 높이는 원료 고급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파트너십을 통한 고급 철스크랩의 안정적 조달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3년 경북 김해 지역 대형 슈레더 공급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까지 슈레더 투자를 희망하는 철스크랩 협력사 3곳을 대상으로 200억 원 규모의 투자 지원을 시행했습니다. 또한 기존 슈레더 협력사를 대상으로 폐기물 처리 시설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상생 협력을 통해 고품질 철스크랩 구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가공 효율화와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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