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렌털업체의 매트리스 사업이 케어 서비스를 기반으로 매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렌털업계는 무료 서비스를 통해 매트리스 소비자들에게 케어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지만 전통 매트리스 업계는 케어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챗GPT)
렌털업계 매트리스 '폭풍 성장'
15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렌털업계에서 매트리스 사업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렌털업계 큰형님 격인 A사는 지난해 국내 매트리스 매출 3654억원을 기록하며 전통 침대 업체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습니다. A사는 슬립테크 제품 비중을 점차 확대해 기술력으로도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A사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B사와 C사의 렌털 매트리스 판매량도 크게 신장됐습니다. 지난해 B사의 매트리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C사의 경우 매트리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7%나 성장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매트리스 렌털 시장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데다가 초기 비용 부담을 줄여준 점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렌털업계의 성장에는 '무료 케어 서비스'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렌털업체들은 정수기, 비데 등 기존 렌털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때 청소를 통해 매트리스에 쌓인 먼지와 벌레 등을 보여준 뒤 매트리스 관리의 중요성과 교체를 권유하는 식입니다.
A사의 서비스 전문가인 한 코디의 홈케어 권유 메시지를 살펴보면 이 코디는 "A사 제품 이용 중이셔서 무상 홈케어(매트리스 전문 케어) 서비스 일정이 확인돼 안내드렸다"며 "매트리스는 겉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진드기, 먼지, 땀 성분이 내부에 쌓이기 쉬워 케어를 받으시는 분들이 많다. A사 본사에서 비용 처리돼 무료로 진행된다"고 안내했습니다.
렌털업계의 이 같은 영업 방식에 대해 기존 매트리스 업체들은 과도한 '공포 마케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매트리스 업체 관계자는 "렌털업체에서 무료 케어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은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실적을 올리려고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청소해서 보여주면서 매트리스를 바꾸라고 말하면 소비자는 놀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온라인 맘카페와 지역 카페 등에는 렌털업체의 매트리스 무료 케어 서비스 후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글이 게재됐는데요. 한 사용자는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 이후 '1년 된 매트리스의 오염도가 너무 심하다. 거의 10년 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오염이 너무 심해 매트리스를 교체하라'고 했는데 영업이라고 느꼈지만 계속 심하다고 하니 믿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매트리스 청소해 주시는 분이 집 먼지, 진드기 등을 보여주시면서 '이 매트리스는 너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서 청소로는 부족하다, 바꾸셔야 한다'고 하는데 1년 전 유료로 다른 회사에서 케어 서비스를 받을 땐 별다른 말이 없었는데 매트리스를 버리는 것이 맞느냐"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커버 손상에 벌레 컴플레인까지…불똥 튄 제조사
케어 서비스로 인한 불똥이 튄 가구업체도 있었습니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렌털업체의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 이후 회사로 항의 전화가 왔다"며 "매트리스에서 벌레가 나왔으니 매트리스 제조사의 문제라며 보상을 요구하는 전화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몇 년을 사용하던 매트리스에서 벌레가 나온 것을 두고 제조사 탓을 하니 당황스러웠다"며 "렌털업체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벌어진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케어 과정에서의 제품 손상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 매트리스 업체 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경우 커버 손상을 우려해 '직물 소재 커버에 진공청소기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도 있지만 렌털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 프로세스상 진공청소기를 가동하다 보니 커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회사는 커버 진공청소보다는 커버 분리 세탁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명시한 관리 지침과 렌털업체의 케어 방식이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매트리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이 개인사업자들이 실적 압박 속에 벌이는 과잉 영업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짚습니다. 렌털업계가 케어를 무기로 매트리스 시장 재편을 주도하는 가운데 수십 년간 시장을 지켜온 전통 침대 업계에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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