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3%에 육박하는 성장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신산업 중심의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다만, 고유가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 여파로 업종별 차별화와 구조적 양극화 현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6년 7월1일 서울 구로구 거리에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3대 주력산업, 반도체 비중 절반↑
8일 글로벌 기관들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합산한 결과,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글로벌 투자은행(I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곳의 평균치는 2.7% 수준입니다. 특히 하반기 국내 주력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정보기술(IT) 신산업군으로 꼽힙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선박(조선), 석유제품(정유),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정보통신기기), 컴퓨터(주로 SSD),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산업통상부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13대 주력 수출산업 중 반도체 비중은 48.59%에 달합니다.
전통적인 13대 주력산업(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정보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군으로 하면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5% 수준입니다. 반도체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겁니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분석 중 올해 상반기 기저효과를 제외한 하반기 자체만 전망하면 주력산업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1% 안팎의 우상향 흐름이 예상됩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한 IT 신산업군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면서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3대 주력산업 수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반도체는 하반기 26.3% 증가(연간 101.9% 성장 전망)할 것으로 봤습니다.
정보통신기기(ICT)도 기업용 SSD 수요 급증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하반기에만 34.7% 증가세(연간 93.2%의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는 하반기 12.1%의 두 자릿수 성장을 내다봤습니다. 연간 성장세는 6.6%로 전망됩니다. 이는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바이오시밀러 수출 활성화의 호재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영향으로 하반기 2.4% 감소세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연말 미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물량으로 연간 6.8% 성장을 분석했습니다.
8일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2026년 하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및 SSD 수요 급증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계·소재산업군 희비 엇갈려
이에 반해 기계산업군과 소재산업군은 대외 변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친환경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중국 등 주요 시장의 둔화와 관세 부담 여파로 하반기 수출은 0.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간으로는 1.7% 감소폭을 예상했습니다.
상반기 호조를 보인 조선 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인도 효과로 하반기 일시적 감소(-3.6%)에도 연간 기준 4.4% 성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소재 부문 중 석유화학은 하반기부터 3.2% 역성장에 진입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2.8% 수준으로 내려앉을 전망입니다.
석유화학은 제품 수요 자체의 회복보다 원가 상승이 단가에 반영된 ‘불황형 수출 증가’ 성격이 짙습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와 수출단가 상승 수혜는 정유 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간 7.7% 성적을 예상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항공유 수요 회복과 고유가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밀어내기 효과) 때문입니다. 하반기만 떼어놓고 보면 고유가 지속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 등 성장세가 1%대 수준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철강·섬유 등 공급과잉과 글로벌 규제에 직면한 전통 산업군은 하반기에도 역성장하거나 정체 국면에 머물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철강 수출은 -4.8%, 연간 -0.9%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와 고유가에 따른 원가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섬유(연간 -2.5% 전망)도 원가 부담과 보호무역주의 불확실성 탓에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입니다. 일반기계의 경우 하반기 -1.5%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중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분야는 상반기에 비해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됩니다.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1.1%에 그칠 수 있다는 겁니다. 대미 수출 피크아웃 우려와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하반기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최동원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13대 주력산업은 AI 투자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정보통신기기·이차전지·바이오헬스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반면 일반기계는 내수 회복 지연으로 제한적 조정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메모리 제품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반도체 수출은 하반기에도 세 자릿수대 증가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따른 원유 수입물량 확대가 한국 수입 증가율 상승을 유도하며 무역수지 흑자 폭을 일부 줄일 수 있으나 예상보다 빠른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단가 부담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2026년7월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나노기술융합전시회 삼성전자 부스에 종합 반도체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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