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북미 합작 털고 ‘단독’ 승부수…ESS·EV 정조준
LG엔솔·SK온 이어 삼성SDI도 완성차와 합작 청산
북미 단독 공장 확보하며 현지 ESS 등 수요 대응
완성차 부담 덜고 배터리사는 생산↑·수익성 제고
2026-08-12 14:30:56 2026-08-12 14:44:54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가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와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을 잇따라 청산하고, 단독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회복이 더딘 완성차업체는 합작법인 운영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배터리 업체는 단독 생산 체제를 통해 전기차는 물론 가파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진=삼성SDI)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날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법인 ‘시너지셀즈’의 GM측 지분 49.99%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삼성SDI는 북미 지역에 첫 배터리 단독 공장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시너지셀즈는 삼성SDI와 GM이 2024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총 35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2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법인으로, 현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삼성SDI는 향후 단독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이 공장에서 GM과 차세대 각형 배터리를 공동개발해 이를 GM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 공장에서는 ESS 배터리 생산라인도 함께 구축돼 삼성SDI는 이를 기반으로 북미 ESS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최근 북미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재생에너지 보급 등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와 ESS를 아우르는 생산 체계를 구축해 가동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SK온도 북미 생산 체계 재편에 나섰습니다. 회사는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 구조 재편을 올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현재 미 테네시 공장을 ‘SK온 테네시’로 전환해 단독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블루오벌SK 산하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소유·운영하고, 켄터키 2개 공장은 포드가 소유·운영하는 방식으로 합작 체제를 정리한 상태입니다.
 
SK온은 이번 재편으로 약 5조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고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연간 약 1억8000만달러(약 27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켄터키 공장과 관련한 연간 약 3000억원 규모의 감가상각비 부담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스텔란티스의 넥스트스타 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하며 단독 공장을 확보했습니다. 북미에서 단독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합작 공장의 생산 포트폴리오를 전기차에서 ESS로 빠르게 전환하며 대응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의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약 7000만달러를 투자해 설비를 전환하고 ESS 배터리 생산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처럼 배터리 3사의 북미 생산 체제 재편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른 ESS의 수요를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합작을 통해 현지생산 기반을 확보하던 초기 단계에서 단독 공장을 확보하며 생산·재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수요 변화뿐 아니라 ESS와 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수요처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와 달리 운송에 어려움이 있는 배터리 업체들은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둘 수밖에 없어 이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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