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은 이번에도 기꺼이 자리를 내줬다
2026-08-12 14:24:45 2026-08-12 14:41:52
공군 제1전투비행단 TA-50 항공기가 광주 군 공항에서 이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공군)
 
국가 없는 국민이 존재할 수 없듯, 경제적 자립과 산업 경쟁력 없는 국가 역시 세계 무대에서 버텨내기 어렵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기업을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경제는 곧 생존이자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국익이다.
 
최근 정부가 광주 군 공항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이재명 대통령이 2028년 중순까지의 이전 시한을 명확히 한 것 역시 이러한 국가적 사명감의 연장선에 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가정책의 결정과정과 화려한 산업단지 뒤에는 늘 국가를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이들의 '희생'과 '양보'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우리 군(軍)이다.
 
광주 군 공항은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주둔하며 서남부 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호해 온 핵심 전략 거점이다. T-50 고등훈련기와 TA-50 등 막강한 항공전력이 집결된 이곳의 기능을 다른 비행단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은 공군 창설 이래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작전이다.
 
이 거대한 이동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은 명약관화하다.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B)이자 유사시 미군 전력이 전개되는 요충지인 만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미측과의 협의 및 대체 시설 제공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작전 환경의 변화 속에서 서해안과 남해안을 잇는 영공 방위와 전투력 유지에 단 1%의 공백도 허용해서는 안 되는 엄중한 임무가 군에 맡겨졌다. 그러나 공군은 국가정책에도 부응하고 대비태세도 완벽하게 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전투기 뒤에 숨겨진 '사람'의 이야기다. 하나의 전투비행단에는 약 2000여 명의 장병과 500여 명 이상의 군 가족이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간다.
 
줄곧 삶을 영위하던 터전을 뒤로 하고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기지로 이동해야 하는 이들 역시 존중 받아야 할 우리 국민이다. 장병들의 사기진작은 물론, 군 가족들의 주거, 자녀 교육, 생활 인프라까지 촘촘히 챙기는 세심한 이주 대책이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군은 결코 쫓겨가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을 위해, 그리고 나라의 더 큰 경제적 도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다. 이번 양보는 안보의 후퇴가 아니라, 새로운 곳에서 더 강하고 안정적인 훗날을 도모하기 위한 숭고한 결단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현명하니 잘 알 것이다. 
 
정부와 우리 사회는 반도체 산단이라는 장밋빛 성과에 더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번에도 기꺼이 양보를 택한 군의 결단에 정당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그에 걸맞은 세심한 배려를 보내야 한다.
 
군의 희생 위에 세워질 반도체 산단이 대한민국 경제의 당당한 버팀목이 되듯, 그 군을 따뜻하게 보듬는 것 역시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어느것 하나 소외됨이 없이 국가의 부흥과 군의 대비태세가 빈틈없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용홍근 예비역 공군중령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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