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 전망이 밝고 위안화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도가 높은 화폐 가운데 하나다...현 단계에서 과감하게 위안화를 매입해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하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미국의 억만장자 짐 로저스가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국내외 외환상품 시장에서 최근 위안화 상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중국이 경제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경제 체제도 변하면서 위안화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위안화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위안화 절상)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무역 결제에 이어 위안화 해외 직접투자를 전격 허용하는 등 위안화의 국제화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지난해 홍콩에서 위안화 금융상품 판매를 허용하면서 위안화 상품 확대의 촉매제가 됐다.
◇ 예금금리 제로에도 몰리는 예금 · 식을 줄 모르는 '딤섬본드' 인기
위안화에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15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외환은행의 개인용 위안화 예금인 ‘중(中) 위안화 보통예금’ 잔액은 79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381만3000달러였던 것이 반년 동안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0%인데도 위안화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채권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딤섬본드다. 중국식 만두인 딤섬에서 이름을 딴 이 채권은 해외기업들이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하는 국제채권의 별칭이다. 절대금리가 연 3%안팎인 딤섬본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위안화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연 6% 정도 절상된다고 하면 이자를 포함한 총 수익이 7~10%로 늘어나게 된다.
아직 딤섬채권을 국내 투자자가 직접 사는 방법은 없지만 채권을 담은 사모펀드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 UBS운용은 지난 7일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처음으로 내놓으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과 중국펀드들도 주가매매차익과는 별도로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 각종 수수료와 위험부담, 위안화 절상 폭 고려해야
하지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위안화 상품에 투자할 때는 각종 금리, 수수료와 위안화 절상 폭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위안화 예금 자체는 큰 메리트가 없다고 보고 있다. 금리가 붙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들고 있는 위안화가 많아서 은행에 맡겨두는 것이 아니고서는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는 것은 단기적으로 더 큰 환전수수료만 물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은 외국인을 대상으로한 B주 거래가 가능하지만 채권보다 변동성이 크고 매매차익에 대해 22% 과세가 되는 점이 부담이라 환차익만을 고려한 투자가 어렵다.
채권형펀드의 경우 가장 안정적이긴 하지만 물량확보가 힘들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사모 형태로 딤섬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유통시장을 통해 채권을 확보하고 있는데 현재 350억원 설정, 기관투자자 자금만 받고 있다.
또 채권을 직접 사면 외환차익이 비과세되지만 펀드는 과세 대상이라는 점, 딤섬본드는 국채가 아니라 크레딧물(회사채)이기 때문에 해당기업에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문제가 커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만약 위안화의 절상폭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경우 국내 채권투자에 비해 그다지 수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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