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벨로스터 1.8만대 한정 판매..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포석"
2011-03-17 15:58:19 2011-03-17 18:49:22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현대차(005380)가 최근 신개념 차량 벨로스터를 내놓으며 국내 준중형 시장의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벨로스터가 이전 시장을 주도해왔던 자사의 아반떼와 기아차(000270) 포르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벨로스터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하는게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한정 판매..나만의 개성 찾자
 
현대차는 올해 벨로스터의 국내 판매목표를 총 1만8000대로 한정했다. 
 
해외 슈퍼카 등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프리미엄'이라는 희소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배기량 1600cc에 최고출력 140마력, 리터당 15.3킬로미터의 연비에 준중형차로는 이례적인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갖춘 벨로스터의 가격은 2000만원 수준으로 경쟁차종인 아반떼보다 10만원, 포르테보다는 20만원 정도만 높은 수준이다.
 
엔트리카로 구매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성능과 디자인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오히려 벨로스터 구매고객에게 한정 제공되는 차별화된 멤버십 서비스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함께 경쟁 차종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 매월 1800대 판매..성공 가능성은? 
 
벨로스터의 가장 강력한 경쟁모델은 기존 준중형 대표모델인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포르테 등이다.
 
당초 경쟁모델로 지적한 BMW 미니쿠페와 폭스바겐 골프 등은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국내 준중형 모델과 각축을 벌일 것이란 분석이다.
 
벨로스터가 올 한해 총 1만8000대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매월 평균 1800대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
  
국내 준중형급 시장이 평균 월간 2만여대 수준인 점과 모델별 충성도가 높지않은 최소 10% 수준의 부동고객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할 만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벨로스터의 판매목표를 1만8000대로 제한한 이유에 대해 "사전조사를 통해 특화된 나만의 차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브랜드의 프리미엄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치를 산정했다"며 "무난히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출시돼 국내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는 아반떼는 지난달에는 7226대로 판매가 급감했지만 지난해 8월(9122대) 출시이후 지난 1월까지 매월 꾸준히 1만여대 이상을 판매했다.
  
직분사 엔진에 세단, 쿱, 해치백 타입, LPi 등 동급최초로 타입별 풀 라인업을 갖춘 포르테 GDI도 지난달 2815대 등 월간 3000대 내외의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현대차가 벨로스터의 판매량을 한정한 것은 안정적인 판매로 이후 육성에 나설 '프리미엄 유스랩(PYL)' 브랜드의 실적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자사 동급 모델에 대한 판매 간섭 여부를 고심했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선 이상 자칫 기대 이하의 판매부진에 빠진다면 현대차의 프리미엄 유스랩 브랜드 전략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준중형 대표모델인 아반떼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절반가량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동급 1위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는 등 아직 준중형시장에서는 최소 2000~3000대 이상의 판매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벨로스터의 판매목표 달성은 무리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보단 해외..'프리미엄 브랜드' 도약 기대
 
현대차는 벨로스터의 국내 판매는 당분간 1만8000대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판매대수의 제한을 두지않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북미 시장에 벨로스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소형화·고성능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골프나 미니 등 모델과의 경쟁을 강조한 것은 우선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한 뒤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의 프리미엄 가치를 높여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벨로스터는 양산차라기보다는 프리미엄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차급 개념이 없는 신개념 차종"이라며 "대중적 양산차 회사로의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 입장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만족시키고 니치마켓에 대한 접근을 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대차가 미니와 골프 등을 경쟁차종으로 꼽은 것에 대해 "매니아층을 갖춘 이들 차를 선택한 것은 성능과 품질에 만족감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까다로운 국내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가능성을 파악해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제고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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