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일 "저축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무리한 외형확대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규명 및 대책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저축은행 문제 대응에 있어서 정책과 대응의 한계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0만원이었던 예보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고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이 외형확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 불법대출 등 사금고화 문제로 인한 대주주 발 경영부실 문제가 계속 생기고 있다"며 "대주주,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불편을 끼치고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해 "이중장부와 자금세탁, 전산조작 등 불법과 부실 은폐행위가 갈수록 고도화돼 한정된 검사감독인력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며 "금감원의 대응이 미흡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 중 부동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48.5%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관련 대출은 13.2%에 불과했다.
또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17.9%에 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민간 PF 배드뱅크를 설립하면 저축은행 PF 부실채권도 사들이느냐"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문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구조조정기금 예산으로 3조5000억원이 배정돼 있기 때문에 이 돈으로 (저축은행 PF 부실채권) 매입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사실상 민간 배드뱅크가 저축은행은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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