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1분기 빛나는 실적을 내놓았던 화학주들이 악재에 휩싸여 급락하고 있다.
호재만 가득했던 업종이 순식간에 악재로 점철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7일 화학업종은 2.84% 내려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기관(-1147억)의 집중적인 매도에 외국인(-26억)도 가세해 매물 부담도 컸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OPEC의 증산, 태양광 산업 공급 과잉, 수급 주체들의 차익실현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 세계 경제 어디로 가나..경기 민감주 '움찔'
전세계 증시가 미국·중국 등 G2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 우려감이 커지면서 소프트패치, 더블딥에 대한 고민에 싸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감이 화학주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영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업종은 소재기업으로 이루어져 있어 세계 경기 상황에 민감하다"며 "미국의 경기 지표 둔화, 중국의 긴축 이슈,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가 안정 위한 OPEC 증산..화학주엔 '毒'?
정유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결정이 부각되며 급락세를 탔다.
석유 증산으로 인해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주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논리 때문이다.
해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OPEC이 현지시각 8일 정례회의에서 4년 만에 처음 공식 산유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증산에 따른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분위기"라며 "2분기 실적이 1분기 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기존의 부담감과 겹쳐 차익실현 매물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산이 정유주 업황에 영향을 미칠 악재가 아니라며, 추세를 믿고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손영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산으로 정유회사 정제마진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정유주가 비이성적 투매 때문에 급락했으나 기존 추세가 꺾이진 않았다"고 조언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도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이라면 부정적이겠지만, 공급 증가로 인해 유가가 내린다면 부정적 이슈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증산 결정이 나온다면 이는 원유 안정화 차원에서 줄였던 공급량을 다시 늘려가는 것"이라며 "국제유가는 하반기 100달러 부근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태양광, 공급과잉이 치킨게임 우려로 번지다
반도체와 LCD에 이어 태양광 산업도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태양광주에 부담이었다.
최근 대기업들은 태양광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사업에 경쟁적으로 진출했고,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해졌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정황이 결국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이 생존하는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표 태양광주 OCI의 주가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OCI는 매출 대부분이 이미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이 움직이더라도 단가 조정의 영향이 크지 않다"며 "외국인 매도가 잠잠해지면 주가도 다시 충분히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中·日 여름철 전력난 '호재'..단기 급락 '매력적'
중국과 일본에서 올해 여름철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화학주에 호재를 바라보자는 의견도 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의 올해 여름철 전력난 심화에 따라 자가발전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디젤(경유) 수요가 향후 뚜렷하게 호전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전문가들은 단기 급락한 화학주를 주워담으라며 저가 매수를 권하고 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중순 이후 2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가시화되는 구간까지 이익 성장성을 갖춘 정유·화학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 전략을 유지하라"고 전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2100선 이하에서 매수전략을 권유하며 공략대상은 2분기 실적 신뢰도가 높은 자동차, 정유, 화학, 조선"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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