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D램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을 형성하는 등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극단적 위기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D램 부문에서 스페셜티 D램 비중이 각각 70%대다.
D램의 한 종류인 스페셜티 D램은 PC를 제외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그래픽, 서버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스페셜티 D램은 PC용 D램과 비교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이 D램보다 훨씬 높은 편인반면, 가격 하락률은 낮은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스페셜티 D램의 생산을 늘려왔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7년 1분기 스페셜티 D램의 비중이 31%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 60%, 올해는 70% 수준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도 스페셜티가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반면 해외 업체의 생산 비중은 50~55%인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엘피다의 경우 스페셜티 D램의 비중이 5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이는 국내와 해외 업체들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체력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더라도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티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D램 가격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 후발업체보다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D램 부문에서 양호한 가격 흐름을 시현하고 있는 스페셜티 D램의 영향으로 3분기 평균 판매단가(ASP) 하락률은 23.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경우 스페셜티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중이 급증해 이익 안정성이 최근 크게 개선됐다"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위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25일 시장 주력제품인 DDR3 1기가바이트(Gb) D램의 8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이 0.5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시장 주력제품인 DDR3 2Gb D램 가격은 1.19달러로 전반기 대비 9.2% 떨어졌다. 이날 두 제품의 가격은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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