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년만에 5%대에 재진입하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3%, 지난달보다 0.9%가 각각 올랐다.
월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9월 5.1% 이후 35개월만이다.
◇ 채소류 가격급등..물가 상승 견인
정부는 채소류 가격급등이 물가 상승의 최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작황부진, 산지출하 지연 등으로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7월에 비해 31.8% 올랐다.
전월대비 물가상승률 0.9%에 대한 채소류의 기여도는 0.49%포인트로, 전체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4.0%(전년동월비)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요측에서의 물가압력도 지속되고 있다.
◇ 물가 4% 사수 사실상 물건너가
이처럼 물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정부 목표인 '올해 물가 상승률 4%'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물가급등이 이달부터 한풀 꺾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가진 브리핑에서 "채소류 가격은 기상 여건 개선으로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대 후반이거나 4%에 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설령 이달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내려오더라도 연간 4%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월부터 8월까지 물가상승률 누계평균은 4.5%"이라며 "연내에 4%를 맞출려면, 남은 4개월 동안 평균 3%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예상한 9월 물가상승률이 3% 후반임을 감안하면 10월부터 12월까지 물가가 획기적으로 낮아져야 한다는 계산이지만, 하반기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전월세 가격 상승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는 아직까지는 현재의 거시정책 기조를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물가 전망치 재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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