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유로존 부채위기가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자금 지원 재개 여부에 쏠려있다.
유로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유로존 위기감이 고조되자 급락세를 연출했지만 유럽 정책결정자들이 재정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지수는 유로존 위기 해결 기대감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 유로존 해법 놓고 청신호 '반짝'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27일(현지시간) 난항이 예상됐던 부동산세 법안을 통과시키자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우리가 필요한 것만 한다면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그리스가 디폴트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독일은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리스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번주 내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팀의 그리스 실사도 재개될 것으로 알려진 점도 그리스 위기감을 완화시키고 있다. 트로이카 실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그리스는 다음달 자금을 지원받고 다시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12월까지는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이번 트로이카 실사 결과 구제금융 6차분인 80억유로를 지원받지 못한다면 현금능력이 바닥나 10월 중순경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 위기 해법 놓고 유로존 국가들..이견조율 진통
그러나 문제는 유로존 정책결자들이 민간채권자들의 분담규모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존 정상들이 109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로존 17개 국가들 중 최대 7개 회원국이 그리스 지원에 있어 민간채권자들의 상각 분담규모 확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그리스 지원안에 합의할 당시 보다 그리스의 지원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에 상각 분담규모 역시 늘어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독일과 네덜란드는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는 민간부문 채무 협상이 다시 진행될 경우 유로존 은행들의 주가가 폭락, 시장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가능할까?
유로존 위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 확대 여부도 불투명하다. EFSF 법안은 현재 그리스, 프랑스를 비롯한 9개국의 의회에서 통과됐지만 EFSF의 확대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구제금융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던 핀란드(28일), 독일(29일) 의회의 승인 여부가 그리스의 향후 운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EFSF 확대안은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스테펜 사이베르트 메리켈 총리실 대변인과 볼프강 쇼블레이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정부는 EFSF의 확대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일 여론 역시 그리스 지원에 부정적이다.
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유로존 회원국들이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위기 극복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유럽 지도자들의 갈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짐 레이드 도이치뱅크 투자 전략가는 "EFSF 확대안이 유로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법안은 쉽게 결정되서는 안된다"며 "독일과 ECB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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