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부르사 닐뤼페르 = 뉴스토마토 이성빈기자] 터키 이스탄불에서 동남쪽으로 260㎞ 떨어진 부르사(Bursa)주 닐뤼페르(Nilufer) 인근 하사나가(Hasanaga) 공단.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1시간을 넘게 날아간 뒤 다시 버스로 2시간을 더 달려온 이 터키 최대 자동차산업단지 안에
포스코(005490)-TNPC(POSCO-Turkey Nilufer Processing Center)가 자리하고 있었다.
포스코-TNPC는 포스코의 유럽지역 최초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다. 26일(현지시각) 기자가 찾은 날에도 이 공장 생산라인의 블랭킹 프레스(Blanking press)가 르노 자동차 외관 프레임을 쉴세 없이 찍어내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450만달러(한화 50억원)를 들여 가져온 블랭킹 프레스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강판 모양까지 찍어주는 '맞춤형 강판 성형기'라는 게 POSCO-TNPC의 설명이다.
포스코-TNPC가 위치하고 있는 부르사주 인근 지역과 터키 북서부 지역은 글로벌 자동차업체가 대거 몰려 있는 곳으로
현대차(005380), 피아트, 르노, 포드, 도요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 보쉬(BOSCH), 델파이(Delphi), 발레오(Valeo)등 200여개 부품업체도 밀집해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핵심 생산기지다.
이스탄불을 비롯해 앙카라, 이즈미르 등 주요도시를 잇는 고속도로, 항만 등이 갖춰져 있어 터키의 산업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10월, 최적의 입지에서 포스코-TNPC 공장이 가동됐지만 가동 초기에는 기존 외국업체의 배타적인 철강시장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동일차종에는 차종의 단종시까지는 동일품질의 강재를 사용해야 하는 터키 자동차강판시장의 특수성도 시장진출의 걸림돌이 됐다.
김철민 포스코-TNPC 법인장은 "터키내 자동차 강판 시장은 철강업계의 전통 강자인 마르셀로 미탈이나 US스틸, 피센크루와 터키 업체인 에르델미르 등이 선점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고 가격 역시 관세 등의 문제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포스코-TNPC는 기존 업체들의 틈세시장을 공략했고 가동안정화에 접어 들면서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영업시작 2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포스코-TNPC가 배타적인 터키내 시장환경에서 양호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영업 초기부터 고객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다.
완성차 제조사와의 차량개발 초기단계부터 EVIE(airy Vender Involvment) 활동을 통해 협업과 원스톱(one-stop)공급을 정착시킴으로써 고객사의 구매·재고관리 부담을 줄였다.
포스코-TNPC는 완성차사에 대한 품질인증을 거쳐 올해는 르노, 현대차 등 완성차사와 부품사에 약 4만톤 이상의 자동차강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철민 포스코-TNPC 법인장은 "전통적인 자동차강판의 강자였던 유럽시장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며 "포스코-TNPC가 그 선두에 서서 조금씩 유럽시장에서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이점으로 철강을 비롯한 여러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터키의 글로벌 완성차 생산량은 2010년 100만대에서 2020년 2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생산된 완성차의 약 80%가 유럽과 미주로 수출되기 때문에 포스코-TNPC를 통한 포스코의 터키 내 자동차강판시장 진출은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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