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무려 11개에 달하는 저축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며 인수를 둘러싼 금융권과 증권업계가 치열한 각축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저축은행 인수전은 인수에 나선 증권사들이 각기 다른 방법을 채택하고 있어 성공여부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현대證 vs. 키움證..'따로 똑같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3일 제일저축은행을 비롯해 토마토, 대영, 에이스, 프라임, 파랑새 저측은행 등 6개에 대해 계약이전 입찰 공고를 냈다.
인수방식은 이전 '중앙부산'때와 같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범위와 순자산 부족액에 대한 출연 요청액 등을 예보에 제시하며 예보가 이를 검토해 최소비용원칙에 맞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지난 20일 마감한 '대영+에이스저축은행' 인수의향서 접수에서는 이전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키움증권(039490)이 또 다시 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성공을 낙관할 수 없는 변수가 남았다.
바로 한 발 앞서 경영정상화를 통한 인수합병(M&A)를 위한 실사에 나서고 있는
현대증권(003450)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대영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최근 실사를 마치고 인수협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업계 관계자는 대형 투자은행(IB)로의 진출에 앞서 증권업계가 부족한 수신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도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실사에 나섰고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도 "아직 인수여부와 금액 등을 위한 최종평가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영저축은행은 디지털텍이 전체 지분의 53%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규모 6000억원의 중소 저축은행으로 인수금액은 1000억원 내외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동상이몽(同床異夢)..누가 웃을까
증권업계는 현대증권과 키움증권의 인수전과 관련해 향후 시장에 새로운 선례를 남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대형 IB와 오프라인 연착륙이란 각각의 목표외에도 '수신 기능' 확보를 통해 수익 다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예보가 주도하는 P&A 방식이 대신저축은행 사례로 한 차례 성공을 거둬지만 부실자산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려움이 많았다.
또 새로운 M&A 방식의 성공은 증권업계의 저축은행 인수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금융당국의 여러가지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전 성공은 결국 '가격'과 당국의 정상화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하고 있다.
P&A 방식은 인수자가 안전자산만을 희망할 수 있어 일부 부실자산이나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들의 예금 보전을 제외할 수 있다.
반면, 경영정상화를 우선시 하는 M&A 방식을 통할 경우 영업정지의 원인이었던 -9.13%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증자명령 이행기간인 내달 2일까지 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 보장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한다면 인수비용은 P&A 방식보다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 목표를 가지고 두 갈래길에서 달려오는 이번 경쟁은 인수시장의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라며 "이후 남아있는 대형 저축은행의 인수 절차에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보는 내달 중순 입찰에 나서 연내 계약이전과 영업재개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