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업계,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엇갈린 반응
대기업 "해외기업 밀어주는 꼴"..중기 "추가 지원책 필요"
2011-11-06 14:49:28 2011-11-06 14:50:23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발광다이오드(LED) 등 25개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LED 업계가 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외국계 기업과 중소기업들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내심 반기는 표정인 반면 삼성LED, LG전자(066570) 등 대기업들은 일부 사업에서 철수해야 해 불편한 심기가 역력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사실상 대기업의 진출을 일부 분야로 국한했다.
 
동반위는 기본 원칙으로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벌브형LED, MR, PAR 등 대량 생산 가능제품에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제품에 주력토록 했다. 단순조립제품은 직관형LED, 가로등,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및 경관조명장치 7개다.
 
이중 벌브형LED는 백열등 대체용이며 MR과 PAR은 할로겐등 대체용이어서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다. 반면 시장규모가 큰 형광등을 대체할 직관형LED와 면광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됐다.
 
또 민수시장은 10개 품목에서 대기업 참여를 허용했으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대기업은 광원부분과 대량생산 가능 3개 품목에만 국한하도록 했다. 대기업 자사 및 계열사 자가 수요물량은 허용했다.
 
이와 함께 조달청 나라장터시장,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관수시장은 지난해 기준 대기업 1개사가 약 5% 점유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업 배정비율을 현재 50%에서 0%로 축소했다. 내년부터 정부의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지만 대기업은 아예 관수시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시행기간은 권고일로 부터 3년이며, 단 민수시장은 내년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석달간 유예기간을 뒀다.
 
이번 결정에 따라 대기업들은 LED 조명 등 새로 떠오르는 분야에 대한 진출이 차단됐다. 한 대형 LED 업체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LED 시장에서 그나마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진출을 차단함에 따라 사실상 신규 투자를 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전세계 LED 시장에서 필립스, 오스람, GE라이팅 등 외국계 대형 3개사가 상당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외국계에게 시장을 내어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들은 일단 반기는 기색이지만 얼마나 득이 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여전히 대기업이 일부 품목에 대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자사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에 대한 규제도 전혀 없어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혜택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에서 회관에서 열린 '2012년, LED 조명의 원년이 될 것인가?'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한 중기 관계자는 "이대로면 필립스 등 외국계 3사가 결국 대기업이 먹고 있던 시장을 그대로 차지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중기 입장에서는 적합업종 선정외에도 추가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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