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4일 발광다이오드(LED)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관련 업계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무엇보다 대기업에게 일부 대량생산 품목에 대한 길은 열어줬지만 사실상 신규 진출을 막은 반면 규제가 불가능한 외국계는 그대로 둠으로써, 외국계 기업에게 시장을 다 내주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의 수혜대상인 중소업체들조차 외국계와의 경쟁으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8일 업계관계자들은 동반위의 이번 결정으로 외국계 LED 기업이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경쟁력이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손발을 묶어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국내시장을 다 내어주게 돼 국내 중기업체들에게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동반위는 LED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기본 원칙으로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벌브형LED 등 대량 생산 가능제품에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제품에 주력토록 했다. 단순조립제품은 시장규모가 가장 큰 형광등을 대체할 직관형LED, 면광원 등 7개다.
현재 국내 LED 기업은 대기업이 7곳, 중소기업이 800여곳으로, 점유율은 대기업이 60% 정도, 중소기업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파악하고 있다.
업계가 지적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외국계 기업이다. 세계 조명업계 1위인 필립스, 처음 LED를 개발한 GE라이팅(GE), 수많은 관련 특허를 보유한 오스람 등 세계 3대 업체가 국내에 진출해 이미 조명 분야에서 확고한 위상을 갖고 있다.
이 와중에 경쟁에 나섰던 삼성과 LG가 동반위의 조치에 따라 LED 조명 등의 분야에서 손을 떼야만 할 경우 그동안 앞다퉈 투자했던 설비를 놀리게될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을 외국계에 내어줄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유럽 등이 일제히 백열등, 형광등 등에 대한 규제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세계 시장이 활짝 열린 마당에 중소기업에만 이 분야를 허용하면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영역을 축소시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이번 선정 결과는 반길 일이지만 막강한 외국계가 있는 한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업계 현실을 더욱 면밀히 살펴보고 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스 언리미티드(Strategies Unlimited)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고휘도(HB) LED 시장은 108억달러 규모였다. 시장분석기관 솔라앤에너지는 오는 2015년 LED 시장이 385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기업별 점유율 세계 1위는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이며 삼성LED가 2위였다. 3위는 독일의 오스람, 공동 4위는 미국의 필립스루미레즈와
서울반도체(046890), 공동 6위는 미국 크리와 일본 샤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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