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2030년 미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원자력 강국 도약이라는 정부의 비전 제시에 정작 건설업계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기술개발 종합발표회 및 원전기술국가로드맵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재 기획중인 '원전기술 국가로드맵'(Nu-Tech-2012) 시안을 제시했다.
'Nu-Tech-2012'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원전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으로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말 확정될 예정이다.
이 로드맵은 핵심기술 국산화(2012년), 신개념 안전 강화 기술 개발 및 고유 원전 명품화(2017년), 최상의 성능과 안전성 갖춘 혁신형 경수로 개발(2022년) 등을 단계적으로 완료해 2030년 세계 3대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향후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원전이 가장 잘 팔릴 수 있도록 최고의 성능과 안전성을 갖춘 원전을 개발할 것"이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원전 시장에서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만큼 기술개발을 강화하는 것만이 최상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원전 시공사인 건설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지난 6월 발표되기로 했던 국내 신규 원전 후보지 선정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계획이 무기한 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규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원전강국을 외치자, 원전 반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원전 비전을 선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부지 선정에 대한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미루고만 있어 지역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며 "후보지 발표와 관련해 지자체와 업계에서는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형국인데 정부는 여론을 의식하기는 커녕 시기조율만 하고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올 연말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던 신규원전 부지 2곳 선정과 관련해 업계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에는 신규 후보지가 발표날 것"이라며 "원전 주설비공사 입찰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기술력 확대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과 대선 등의 정치 일정과 맞물려 이르면 내년 5월에나 발표될 것"이라며 "유치 후보지의 지역동향, 원전관련 대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이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이후 국내 원전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와 기술력, 인력양성,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동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한 원전 전문가는 "지금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전시장이 위축됐지만 앞으로 원전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마땅치 않은 만큼 원전 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정부 의견에 동의하나, 국내 원전시장뿐만 아니라 원전 도입을 검토하는 해외 원전시장에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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