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대형 증권사들의 신년사에는 해외사업 진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금융회사로 거듭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증권사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신규 점포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적자폭을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2011회계연도 상반기(4~9월) 해외점포에서 433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1730만 달러 손실 보다도 2600만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외국 신규진출이 늘어나며 판매비와 관리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때문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지난 9월 말 현재 19개 증권사가 14개국에 진출해 93개 점포를 두고 있다. 현지법인 59개, 지점 3개, 사무소 31개 등이다.
이 중 대부분은 소수 인력이 개인적인 영업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 종목을 현지인에게 추천해 주는 정도가 영업활동의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해외 법인 인력이 1~2명으로 운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증권사들이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시장이 홍콩이지만 이 역시 아직은 진출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사의 전체 해외법인 출자 규모 중 홍콩법인 출자 비중은 64%에 달한다.
하지만 흑자를 내고 있는 일부 증권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홍콩에서조차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모 증권사의 경우에도 홍콩법인 인력이 총 14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다른 증권사 홍콩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수백억원대 손해를 보면서 문책성 인사가 났다는 소문도 팽배하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해외시장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하지만 사업라인 특화나 사업 현지화 없이 무조건적인 진출만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무차별적인 진출에서 발생한 손실은 또 다시 우리 투자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수익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위해서도 해외사업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증권사들의 한층 철저한 준비와 역량 강화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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