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권희원
LG전자(066570)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이 올해 3D(입체) TV 시장에서 반드시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사장은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일본업체들의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시장에선 이미 FPR 점유율이 60~70%에 달한다"며 "이젠 FPR 3D가 대세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3D TV 영상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최근 경쟁사(삼성전자)나 파나소닉 등에서 베젤을 얇게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LG전자가 베젤두께 1밀리미터(mm)의 제품을 먼저 내놓은 만큼 몰입감에선 확실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현재 점유율 차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3D TV가 1등 하면 조만간 스마트TV도 1등 할 것으로 본다"며 "가능한한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많이 벌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여한 노석호 TV사업부장(전무)도 "경쟁사의 셔터글라스(SG) 방식과 FPR 방식이 지난 1년간 논쟁이 돼왔지만, 결국 FPR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면서 지난해 6%에서 현재 20%선까지 올랐다"며 "결국 소비자가 평가하겠지만 (LG가) 3D에선 1등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FPR 방식이 경쟁사 제품 대비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권희원 사장은 이번 'CES 2012'의 키워드로 ▲ 3D ▲ 스마트TV ▲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세가지를 들었다.
LG전자는 3D TV의 호전된 분위기를 이어 스마트TV에서도 독자 플랫폼 '넷캐스트'를 강화하고 음성·동작인식 기능 등에 힘을 쏟는 한편, 자체 개발 'L9'칩을 앞세워 구글과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권희원 사장, 노석호 전무, 권일근 TV연구소장과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지난해 경영성과와 올해 경영목표가 궁금하다. OLED TV의 대략적인 가격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경쟁사에선 1000만원 미만으로 얘기하던데.
▲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TV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2500만~2600만대 수준으로 판단한다. 올해 성장목표는 더 높게 잡았다. 수량 기준으로 전년보다 15~20% 성장할 것이다.
OLED TV 가격은 아직 시장 초입단계라 LG디스플레이와 협의 중이다. 적정선에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TV 가격이 1000만원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잘 안사지 않겠나. 현재 OLED TV에는 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 투자수익 등 두가지 이슈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가격이나 화질 면에서 경쟁사 대비로는 유리할 듯하다.
- 3D TV가 인기를 끌 만큼 콘텐츠는 충분한가. 또 다른 업체들은 최근 스마트TV에 주력하고 있는데, LG 스마트TV의 점유율은 얼마인지. 올해 목표는?
▲ 중국의 CCTV는 현재 3D로 시범방송을 하고 있다. 한국도 조만간 이런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방송인 ESPN을 3D 실시간 방송으로 볼 때 전혀 불편함이 없다. 이 정도로 콘텐츠 사업이 활발하기 때문에 방송국도 결국은 돈의 흐름을 따라 3D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실제 제품 라인업이 이뤄질 때 스마트TV는 곧 3D TV다. 따라서 점유율도 거의 같을 것으로 본다. 현재 조금 차이가 나긴 하는데, 3D TV가 1등 하면 스마트TV도 1등 할 것이라고 본다. 가능한한 많은 격차를 벌리는 게 목표다.
- SG방식처럼 FPR도 우군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듯한데, CES에 참여해보니 최근 FPR로 돌아서는 업체들이 보이는지.
또 공동 마케팅을 벌이면 점유율 확대에 더 용이할 것 같다. 베스트바이 등 유통채널도 중요하지 않은가. 이쪽은 현재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파나소닉이 오늘(10일) FPR 3D TV 라인업을 했다. 결국 돌아선 것으로 보이고, 일본 내 몇개 업체들도 FPR 라인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현재 각종 데이터를 보면 미국시장에서 LG와 경쟁사와의 3D TV 점유율 갭이 축소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70% 이상이 FPR로 넘어가 있다. 그래서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
TV업체들끼리 공동마케팅 계획은 전혀 없다. LG디스플레이에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해당사항이 없고, 유통채널 마케팅은 이번 CES를 중심으로 베스트바이 등 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 스마트TV 보급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또한 콘텐츠 부족 문제 때문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스마트TV가 과연 매력적일까?
▲ 스마트TV의 가장 큰 핵심이 양질의 콘텐츠 확보다. 그래서 지난해 연말에 디즈니와 제휴해서 라이온킹 등 콘텐츠를 많이 제공했다.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콘텐츠 보급업체들과 협력을 많이 하고 있다.
스마트TV 성장속도가 더디다고 했는데 이것 또한 콘텐츠 문제일 수 있지만 또 하나는 네트워크 속도 문제다.
한국에서의 네트워크 속도라면 스마트TV 보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이곳 미국만 해도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진다.
LG는 지난해 12월29일 라이온킹(3D)을 네트워크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했다. 3D TV로 볼 때 다운로드하려면 1만5000원이 든다. 영화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비싸다. 그러면서도 싸다.
극장은 티켓 한장으로 여러 사람이 볼 수 없지만, LG 3D TV는 안경만 있으면 10명이 모여도 함께 볼 수 있다.
- 이번에 UD(Ultra Definition) TV도 내놓았는데 아마도 3D TV보다 콘텐츠 확보가 안될 듯하다. 향후 UD TV 시장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 UD TV는 아무래도 UD 방송이 돼야 활성화될 것이다. 게다가 당장은 방송이 된다 해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위성을 통해 될 것이다. 오는 2013년 하반기나 2014년 초에 케이블·위성 등에서 방송할 것으로 본다. 그 때를 대비해서 현재 준비 중인 것이다.
UD나 3D나 기본구조는 같다. 먼저 디바이스가 나오고 그 다음 콘텐츠가 나오고나서야 방송이 된다. 그것이 대부분 TV 제품의 패턴이다.
- 지난해 9월 독일 IFA 때도 3D로 1등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점유율을 알려줄 수 있나.
▲ 물론 목표한 점유율은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목표치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공개는 어렵고 1등할 것이란 점만 분명히 하고 싶다. 결국 소비자가 판단하겠지만 3D에선 1등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SG와 FPR 방식은 지난 1년간 논쟁이 돼왔지만 결국 FPR이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다. 지난 2010년 6%에서 현재 20%선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올 연말엔 1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FPR 방식은 소비자 이익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 LG전자 OLED 디스플레이 증착방식인 WOLED(White OLED)가 삼성의 RGB(Red-Green-Blue)보다 우수하다고 밝힌 바 있다. 거꾸로 경쟁사 측에선 그쪽 방식이 유리하다고 하는 상황인데 진실은 무엇인가.
▲ WOLED는 나중에 결과를 보자.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있다. OLED에서 중요한 것은 화질, 대형화, 경제성이다. 이들 내용이 키포인트임을 염두에 두고 1년 뒤 내용을 보자.
- 이번에 구글TV도 출품했는데 구글의 궁극적인 목적은 휴대폰에서도 그랬듯 OS로 TV 시장까지 진입하겠다는 것 아닌가. 만약 그렇게 되면 LG의 경우 자체 플랫폼과의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문제도 있을 듯한데.
▲ 구글에게 큰 강점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구글에 100%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궁극적인 우리 전략도 구글 OS보다는 자체 플랫폼을 스마트TV에 접목하는 것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TV를 내놓은 것은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LG-구글 간 제휴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자체 칩 'L9'을 갖고 있는 LG가 '시네마 3D with 구글'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한쪽이 다른 쪽을 잠식시킬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 올해 경기가 안좋다고 하는데, 세계 TV 시장에서 지역별 대응을 어떻게 차별적으로 가져갈 계획인지. 또 일본에 진입한지 1년쯤 됐는데 성과는 있었나.
▲ 경기가 나쁘고 유럽이 특히 안좋다. 이 때문에 이머징 마켓 쪽에 투자하려고 한다.
일본 진입 성과는 점유율이 1%포인트 정도 올랐다. 지난 한해 동안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올해 점유율이 어느 정도 오를지 기대된다. 분위기는 좋고, 최근 경쟁사도 일본시장에 다시 진입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그쯤되면 이 시장도 더 재밌어질 것이다.
◇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이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