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가 19일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박희태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상호 부장과 송강·박태호 검사 2명 등으로 구성된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25분과 40분께 각각 승합차와 소나타 승용차에 나눠 타고 의장 공관에 도착했다.
앞서 들어온 승합차에는 수사참고기록으로 보이는 종이뭉치들이 실려 있었으며 그 뒤를 이어 수사팀 검사를 태운 승용차가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지난 17일 검찰은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와 전례를 고려해 국회의장 공관에서 조사하기로 했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부요인 중 한 명인 현직 국회의장이 자신의 공관에서 검찰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검찰이 현직 국회의장을 조사한 것은 지난 1997년 한보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김수한 전 의장에 이은 두 번째다.
당시 김수한 전 의장은 국회의장 공관이 아닌 국무총리 공관에서 조사받았다.
박 의장은 최근 의장직 사퇴발표와 함께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국회 본회의 무산으로 사표수리가 되지 않았으며,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소환보다는 공관 방문 조사라는 방법을 택했다.
검찰은 이날 박 의장을 상대로 전대 당시 돈 봉투 살포를 지시했는지 여부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라미드 그룹으로부터 받은 억대의 수임료에 대한 용처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의장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직전 1억5000만원 상당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게 된 경위와 수표를 인출해 5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수억원에 달하는 캠프 비용을 조성한 배경에 대해서도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박 의장의 측근으로 '윗선 개입' 의혹을 받아온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이에 앞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이봉건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등 측근들이 줄이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새누리당 돈봉투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박 의장의 조사결과를 통해 사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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