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실물경제가 흐트러지면 회복이 잘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본관 15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2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그리스 2차 금융지원이 마무리됐지만, 하반기에 그리스 경제가 지속 가능할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문제는 어떤 형태로든 해결 가능성을 모색하겠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실물경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위기는 성장능력과 단결력이 있으면 회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10여년전 위기 당시엔 무척 괴롭고 힘들었지만, 거꾸로 보면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저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언급됐다.
유가가 예상보다 많이 오른 것에 대해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실질적으로 수급상황이 어려워진 것도 아닌데 시장이 민감하게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며 "수급 요인에 의하면 아직 내려갈 요인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이란이 프랑스와 영국에 석유 수출을 안하겠다는 것도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며 "그럼에도 하루에 2달러씩 오르 내리는 것을 보면 이상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중국의 대 유럽연합(EU) 수출 감소가 우리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중국은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 경기에 민감한 내구소비재 분야의 EU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업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중국의 EU 수출이 줄어들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부품 분야에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이어 "공장의 가동률이 내려가는 등 경기둔화 모습을 보이는 중국은 단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수출 물량도 줄지만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수출단가도 하락해 이중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는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서승환 연세대학교 교수,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 홍기석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