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이달 말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의 감사보고서 제출기한 마감을 앞두고 거래정지 종목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 1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거래정지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정치테마주에 대한 시장경보조치 강화에 따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는 즉시 거래를 정지하도록 세칙을 바꾼 점도 또다른 요인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말까지 코스닥시장 주권거래매매 정지 건수는 모두 45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건에 비해 38.57%(10건) 증가한 수치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거래정지 요건을 강화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작년 11월 최근 4사업연도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에 앞서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키로 했다.
실제 올해 들어 이를 사유로 하루동안 매매가 정지된 건수는 모두 7건으로 증가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거래소는 당시 4년 연속 적자 기업 외에도 매출액 30억원 미만 기업과 자본잠식률 50%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도 거래를 정지하도록 강화한 바 있다.
◇감사보고서, 주총 일주일 전 제출 안하면 거래정지
거래소는 지난 7일, 정기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거래를 정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거래정지를 감수해야 한다.
그동안 거래소는 감사보고서 제출을 권고 사항으로 두고 시한을 넘기더라도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늑장 공시가 이어지고, 이들 기업이 대거 상장폐지되는 문제점이 나타남에 따라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근 3년간 감사의견을 사유로 증시에서 퇴출된 기업은 모두 128곳이다. 이 중 91곳(74.6%)이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지키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의견거절 등 부정적인 감사결과가 나왔음에도 상장기업이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를 지연할 경우 투자자 피해가 우려돼 선제적 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이번 개선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감위, 투자위험종목 지정 당일 거래정지
시장감시위원회가 발표한 시장경보조치 강화방침도 거래정지 기업을 더욱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정치테마주 등의 이상급등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장경보 및 예방조치 요구제도'를 개선하고 오는 12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거래정지 기준을 강화한 것이 개선안의 특징이다. 기존 투자주의, 투자경고를 거쳐 투자위험 종목에 지정된 후 3일 연속 상승해야 거래가 정지됐다면 앞으론 투자경고 종목 지정 뒤 이틀 간 20% 상승하면 하루 간 정지한다.
또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면 주가 상승여부와 상관없이 지정일 당일 곧바로 거래를 정지시킨다는 방침이다.
투자경고 종목지정은 기존 투자주의 종목 지정 후 '5일간 75%, 20일간 150% 상승한 종목'에서 '5일간 60%, 15일간 100% 상승한 종목'으로 기준을 낮췄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 후 5일간 75%, 20일간 150% 오를 때 발령되던 투자위험 종목 경보도 5일간 60%, 15일간 100% 상승할 때 발령하는 것으로 바꿨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거래정지 요건 강화 이후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에 대한 감시 강화, 시감위 시장경보조치 강화로 인해 거래정지 종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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