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 K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2곳의 카드사로부터 카드발급 권유 전화를 받았다. 발급 후 3개월간은 주유소에서 기존혜택(리터당 60원 할인)보다 더 많은 할인율을 적용해 리터당 80원 할인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 L씨 역시 최근 10만원 사용시 3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준다는 조건으로 카드발급 권유 전화를 받았다. 또 다른 카드사에서는 2개월 간 실적에 관계없이 아파트 관리비 10%할인혜택을 제공한다며 카드 발급을 권유했다.
최근 카드사들이 신규고객 유치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지난달까지 금융당국이 대대적으로 휴면카드를 정리하고 나서면서 그만큼 회원수가 줄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7월 신용카드 발급기준이 강화되면서 이에 앞서 회원을 미리 확보하려는 복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를 휴면카드 정리기간으로 정하고 전체 휴면카드 3분의1 수준인 1000만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무실적 카드를 말한다.
1000만장에 달하는 휴면카드가 정리되면서 카드사들은 휴면고객이 빠져나간 자리에 또 다른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장기 휴면고객을 덜어낸다고 해도 카드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반고객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다보니 우량고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국의 규제로 휴면카드를 줄이면서 회원수가 줄었기 때문에 다시 회원을 충원하려고 하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이는 카드회원이 많으면 카드를 사용할 확률이 높아지고 사용비중에 비례해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발급을 개인신용 6등급 이내인 자에 한해 허용한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그에 앞서 카드사들이 회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내놓은 '신용카드종합대책'을 통해 하반기부터 신용카드 발급기준을 합리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민법상 성년자, 결제능력 보유자, 개인신용등급 6등급 이내인 자에 한해 신용카드가 발급될 예정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카드사들이 오는 7월부터 신용카드 발급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을 예상해 회원확보를 위한 '그물'을 많이 쳐놓는 것"이라며 "일단 회원수가 많으면 마케팅이 용이하기 때문에 회원수를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이 제시한 개인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 고객들이 카드사에게 연체 등 위험부담이 높은 고객만은 아니란 의견도 있다.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개인신용등급이 카드사가 판단한 등급과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카드사 기준에 맞는 고객을 당국규제가 강화된 이후에 유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남희 사무총장 역시 "신규고객 중 저신용자가 일부 포함될 수 있지만 카드사에서는 그 위험 부담을 감당할 건전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자체적으로도 리스크가 큰 고객은 받지 않고 있는데다 대부분 덩치가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담보능력, 감당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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