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총리실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준 전 차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기로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지난 2010년 1차 수사에 비해 진일보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은 2일 진경락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기소하는 한편, 박 전 차관이 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비서관인 이모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수사 상황은 검찰이 1차 수사와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장진수 전 주무관 등이 폭로한 내용을 일부 확인하는 것에 그치게 될 것인지 기로에 섰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우선 이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함으로써 이른바 '윗선'으로 지목된 박 전 차관에게 한층 더 다가선 모습이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씨의 지인 명의로 개설한 차명폰을 이용해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의 대포폰과 통화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등이 구속된 직후인 2010년 7월23일 최 전 행정관의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어 대책을 논의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반면, 현 정부의 불법사찰 피해사례를 규명하는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날 검찰이 진 전 과장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총리실 특수활동비를 횡령했다는 업무상 횡령 혐의와 김종익 KB한마음 대표의 불법사찰에 관여했다는 점 두 가지뿐이다.
진 전 과장이 불법사찰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밝혀냈지만, 검찰이 적용한 불법사찰 피해사례는 1차 수사 당시 이미 밝혀졌던 김 대표의 것뿐이다.
KBS 새노조가 지난 3월30일 공개한 국무총리실 불법사찰 문건 2600여건을 비롯해 언론 등이 제기한 수많은 사찰 의혹에 대한 뚜렷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법사찰 피해사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피해자들이 수사받기를 꺼려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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