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外人자본 중 83% 수시유출입..속도는 신흥국의 2배"
2012-05-13 12:00:00 2012-05-13 12:00:0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국내 유입된 자본 중 급격한 유출 가능성이 높은 수시유출입 자본의 비중이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속도는 신흥국 평균의 2배에 달해 급격한 자본이동에 대한 대응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자본자유화 이후 한국의 자본이동 행태'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 중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대외투자-외국인투자)는 누적 기준으로 2287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즉,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의 평가이익보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한 투자금의 평가이익이 2287억달러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은이 분석한 40개 신흥국 중 금액기준으로는 3위, GDP대비 비중은 8위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한은은 "외국인 투자 중 주식투자가 큰 폭의 평가이익을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평가이익은 미미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2000~2010년중 누적평가에서 2448억달러의 평가이익을 기록함으로써 우리나라 순국제투자 누적평가 손실을 이끌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해 선진국 위주의 투자가 이루어져 평가이익은 미미했다.
 
그렇다고 외국인만 대규모 이익을 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은 관계자는 "누적평가 손실은 사실상 미실현 평가익에 불과하다"며 "외국인만 대규모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국인의 투자증가로 자본시장 자체가 커졌으므로 내국인의 부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유입된 자본의 성격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유입 자본 중 수시유출입성 자본 즉 주식, 채권 차입 등의 비중이 83%로 신흥국 평균인 49%를 크게 웃돌았다.
 
자본이 유입되는 속도도 신흥국 평균에 비해 약 1.5~2배 정도 빨랐으며 시기와 속도는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채권투자나 차입자금이 유입되고 1~2분기 후 경기가 호전되는 반면, 주식자금은 경기가 하락하고 1~3분기 후에 유입됐다.
 
박하일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자본 중 수시유출입 가능성이 높은 자본 비중이 절대적이고 속도도 빠르다"며 "급격한 자본이동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권투자나 차입은 경기순응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수시유출입성 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의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에 대한 제도적 유인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금융기관의 대외자산 운용능력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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