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14일 공동 대표단 사퇴와 경쟁 비례후보 사퇴 등의 내용을 담은 당 혁신안과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을 담은 안건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당 혁신 결의안은 545명중 541명이, 혁신 비대위 구성은 545명 중 536명이 찬성했다.
이와 함께 대표단은 장원섭 사무총장 해임을 결의했고, 향후 통합진보당 사무국 인사권은 혁신 비대위에서 행사하게 된다.
이로써 그동안 당권을 좌지우지하던 경기동부 등 당권파는 당무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당권파는 줄곧 이번 전자투표의 효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왔다.
우선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승교 변호사는 13일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의장단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명의도용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명의도용에 관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은 물론 적절한 조치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어 법적 효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심상정·유시민·조준호 3인의 공동대표가 제1차 중앙위원회 속개와 함께 온라인 전자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명의도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어 이날 대표단에 의해 해임된 장원섭 사무총장도 공동대표들이 보낸 전자투표 공지는 "통합진보당 공식 전자투표시스템이 아니"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날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선동·김미희·오병윤·이상규 등 4명의 당선자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자회의는 날치기 당사자들이 사과, 사퇴없이 소집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이번 전자투표의 법적 효력을 다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표단에 의해 해임이 결정된 장원섭 사무총장은 이날 자진 사퇴했다. 법적 효력을 다툴 것이라면 굳이 서둘러 사퇴할 이유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적 효력을 다투게 될 경우 그동안 당 사무를 좌지우지했던 당권파의 속살을 모조리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쉽사리 법적분쟁으로 몰고가기엔 주춤거리게 한다.
그렇다고 당권파가 여기서 그냥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게 물러난 것이라면 굳이 폭력사태까지 유발해 온 국민의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 중앙위에서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의 사퇴를 의결했지만 과연 이를 따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혁신 비대위 체제 출범에 대해 당권파가 어떤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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