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짧은 영어로 '시리(Siri)'에 열심히 사랑고백을 했지만 보기좋게 차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침에 깨워달라고 말하면 알람으로 깨워주기도 하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라고 시키면 누구에게 보낼 것인지 되묻는다.
이는 사람이 아닌 요즘 유행하는 애플의 음성인식 기능 '시리'에 관한 에피소드다.
◇오매불망 한국어판 '시리'
애플 아이폰4S의 '시리'를 필두로 특별한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주목받고 있다.
시리는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영어와 프랑스어만 인식이 가능하다.
영어 발음 인식도 예민해 '한국식 영어발음'으로는 아직 제대로 된 시리를 접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시리는 올 상반기중 한국어 버전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여러차례 흘러나왔지만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다.
시리 한국어판이 없는 상황에서 답답함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은 직접 한국어판 시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어 음성을 인식하지만 영어로만 답을 하는 실정이다.
국내 정보 검색도 아직 되지 않기 때문에 길을 묻거나 주변에 찾아갈 장소를 물어도 답을 하지 못한다.
실제 대부분의 시리 사용자들은 전화 외에 다른 기능을 쓸 때는 시리를 이용하는 빈도가 낮았다. 3분의 1은 아예 한번도 시리를 써본적도 없다고 한다.
◇음성을 글로 배웠나..아직 갈길 먼 한국
'시리'의 유명세를 본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3의 'S-보이스'와 팬택의 '스마트 보이스' 음성인식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음성인식 기술은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갤럭시S3의 S-보이스와 베가레이서2의 스마트보이스의 경우 통화, 알람, 사진 촬영, 음악감상 등 음성인식 기능 용도가 다양하지만 이 기능들은 미리 지정된 특정 키워드나 어휘 중심으로 작동할 뿐이다.
즉 같은 명령을 다른 표현으로 내린다면 스마트폰이나 주인이나 꿀먹은 벙어리 꼴이다.
LG전자(066570)의 옵티머스LTE2는 단말기가 직접 음성을 인식하지만 사진촬영에만 사용된다는 제한이 있다.
◇음성인식 기능, PC·에어컨·TV로 확산
시리열풍은 TV와 에어컨을 비롯해 가전제품까지 음성인식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 스마트TV,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에서는 '음성인식' 기능이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생활가전 업체들이 음성인식과 동작인식이 탑재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온도 올려!내려' 등 같이 기본적인 음성명령으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자신만의 언어
를 사용해 재미있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등록'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폰 음성인식에 비하면 아직은 단순하지만 점차 실생활에서 응용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011년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에 음성명령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도 시리와 경쟁할 수 있는 '어시스턴트'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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