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외치는 네이버, 그렇다면 ‘검색중립성’은?
2012-06-14 17:08:47 2012-06-14 17:09:25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1.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A모씨는 갑작스런 트래픽 급감에 당황했다. 알고보니 NHN이 네이버 검색결과에서 외부 블로그를 차단했던 것.  다행히 NHN은 “일시적 오류 탓이며 다시금 정상화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분쟁의 씨앗은 남겨져있다.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결과 노출방식이 무엇이냐는 그의 질문에 NHN은 “알고리즘은 기밀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2. B모씨는 예전 몸담았던 인터넷 매체를 재창간했다. 한때 대형 IT기업으로부터 인수를 제안받을 만큼 ‘잘 나갔던 매체’였지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었다. 재창간 이후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이용자 확보다. 현실적 방안은 포털과 뉴스검색 제휴를 맺는 것인데 제안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자격 요건에 미달됐기 때문에 안된다”는 답변 뿐이다. 매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선별해야 한다는 주장엔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일시적 오류라고 밝힌 NHN측의 해명
 
 
‘검색중립성’이 인터넷업계에서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얼마전 일어난 네이버의 외부블로그 수집 중단 사건은 그간 검색중립성에 대한 오랜 갈등을 다시금 수면위로 부상시킨 계기가 됐다.
 
검색중립성이란 “검색결과는 모든 콘텐츠에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검색엔진이 보편적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론과 수많은 중소 사이트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생긴 개념이다.
 
이는 “통신망에서 이용자들의 콘텐츠 접근을 차별하면 안된다”는 망중립성과 궤를 같이 한다.
 
만약 대형 포털이 의도적으로 특정집단을 지원하기 위해 그들의 콘텐츠를 검색결과에 상단에 우선 노출시킨다면 심각한 문제다. ‘검색엔진’이라는 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공정경쟁과 여론조작의 근원’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터넷업계 종사자들은 NHN(035420)다음(035720)이 지나치게 외부 서비스를 배제하고, 자사 콘텐츠를 부각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히 네이버는 그야말로 전국민이 쓰는 검색엔진이다. 중립성이 훼손된다면 그 폐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하지만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들은 검색중립성 훼손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결국 이는 시장왜곡으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이용자에게 갔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네이버의 경우 일부 콘텐츠를 개방하긴 했지만 카페, 지식iN, 쇼핑 등 주요 콘텐츠들이 여전히 닫혀있다. 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의 연동도 낙후된 상황이다. 이번 외부 블로그 수집 중단 사건은 개방된 일부 콘텐츠가 다시 폐쇄돼 나타난 문제다.
 
 
◇ NHN측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이용자들
 
물론 외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은 있다. 구글 역시 여론조작과 ‘경쟁사 죽이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또 많은 중소사이트들이 그 검색결과에 목을 매고 있다.
 
하지만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중립성은 거의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목소리다.
 
역설적인 것은 현재 NHN이 망중립성 이슈에서 최선봉에 서서 통신사들의 폐쇄성을 공격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포털기업들이 망중립성을 적극 강조하고 나서는 이유는 추가로 망 이용료를 내는 것도 싫지만 이보다 통신사들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게 두렵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무임승차 논란도 비슷하다. ‘재주는 우리가 넘고, 돈은 네이버가 가져간다’는 통신사 주장과 마찬가지로 이준호 NHN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009년 검색엔진 개편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수백억 들여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왜 이걸 구글에 노출시켜야 하냐”며 “이는 무임승차와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입장은 현재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NHN측은 검색중립성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사들이 망에 대한 데이터를 일체 내놓지 않듯, "검색결과 노출방식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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