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하도급을 주어 직접 시공하지 않았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건설공사의 시공을 조잡하게 한 경우 수급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성백현)는
현대건설(000720)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2억원의 과징금 처분은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설산업기본법 82조 2항(영업정지 등)은 건설공사가 하도급된 경우, 하수급인을 선정해 그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지는 수급인이 법령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등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에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시스템 동바리'는 소록교 교량공사의 시공을 위해 필수적인 가설구조물에 해당한다"며 "현대건설로부터 일부 공사구간을 일괄하도급 받은 D건설이 S렌탈에게 시스템 동바리의 설계 및 시공을 수행하도록 하였더라도, 시공 전 분야를 분담한 현대건설에게 수급인이 부담하는 법령상의 의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소록교 붕괴 사고로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제재처분으로 인해 현대건설이 건설공사의 수주에서 사실상 불이익을 받게 되더라도,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현대건설의 의무위반의 정도나 중대성 등에 비춰볼 때 2억원의 과징금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현대건설은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로 통합) 익산국토관리청으로부터 전남 고흥군의 '거금도 연도교 가설공사'를 A건설사 등 6개사와 공동으로 도급받았다.
공동수급업체 구성원은 발주기관에 대한 계약상의 의무이행에 대해 분담내용에 따라 각자 책임을 지고, 자기 책임하에 설계·시공 등 분담부분의 일부를 하도급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소록도 토공·배수공, 구조물 및 터널공사'를 D건설사에 하도급을 줬고, D건설사는 S렌탈에게 재하도급을 맡겼다. 그런데 2007년 4월5일 소록도 내 소록교 교각 연결공사 중 일부구간의 슬라브가 붕괴돼 근로자 5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같은 해 5월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해당 공사를 하청을 줘 직접수행하지 않은 원청업체인 현대건설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이에 서울시는 현대건설에게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했다.
그러나 2008년 4월 감사원과 익산국토관리청은 서울시가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마련하라'고 서울시에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같은 해 12월15일 현대건설에 대해 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했고, 현대건설은 "하도급을 주어 직접 시공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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