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야심작 '락스타존' 성장세 둔화..행내 평가 엇갈려
2012-08-01 16:49:56 2012-08-01 18:26:0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취임한 후 젊은 은행을 표방하며 대학생 마케팅 전략으로 시행한 '락(樂)스타존'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시작된 락스타존은 출범 1년여 만에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최근에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비용만 발생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엔 락스타존 전용 상품만에서 벗어나 일반 영업점의 모든 수신상품을 취급하고, 개인대출 업무를 수행하는데다 업적 평가를 받는 등 당초 출범 취지가 변절돼 내부 행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락스타존 실적 증가세 '급감'..락스타 적금 '마이너스'
 
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락스타존은 지난해 1월 '락스타 숙명 눈꽃존'의 개점을 시작으로 서울 12개 대학을 비롯해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등 전국에 총 41개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대학교 총장 출신인 어 회장의 각별한 관심을 속에 시작된 '락스타존'은 출범 1년만에 눈의 띄는 성과를 거뒀다.
 
올 4월 락스타 상품가입자수가 30만명을 돌파했다. 영업일 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락스타 신규 고객이 창출된 셈이다.
 
하지만, 상품별로 월별 실적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만18세에서 28세의 젊은 고객에 한해서 100만원 이하 예금엔 연 4%의 이율을 제공하고,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락스타 통장'의 경우 올 2월을 기점으로 월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 2월 락스타 통장의 잔액은 전월대비 100억원 증가를 기록한 뒤, 3월 -2억원, 4월 42억원, 5월 24억원, 6월 35억 등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락스타 체크카드' 역시 올 3월 전월대비 3만2980좌 늘어난 이후, 4월 2만7797, 5월 2만4625, 6월 1만2084좌 등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락스타 적금'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고객들이 락스타 적금 해지에 나서면서 증가세를 보였던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실제로 락스타 적금의 잔액은 올 2월 전월대비 8억원 증가한 뒤, 3월 -16억원, 4월 -20억원, 5월 -9억원, 6월 -4억원 등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KB국민은행 캠퍼스플라자 사업단 관계자는 "락스타존이 신설되고 난 뒤 실적이 급격히 늘었다"면서도 "현재는 적금만 감소하고 있고, 통장이나 체크카드도 증가 추이 기울기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성장동력 확보 취지 변절..행내에서도 평가 엇갈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락스타존에 대해 '전시성 경영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 모델이다'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락스타존의 출범 취지는 대학생 등 '유스' 고객을 확보해 KB국민은행의 미래성장동력을 갖추고, 젊은 은행을 표방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것이었지만 목적 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은행들은 대학생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영업점을 학교내에 신설하고, 학교측과의 업무제휴를 체결한다. 이를 통해 등록금 수납, 학생증 발급, 통장거래 업무를 수행한다. 나아가 학생들이 졸업하고 취업한 뒤에는 급여통장이나 신용카드 발급까지 거래를 확대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도록 유도한다.
 
이와는 반대로 락스타존은 학교내에 입점하고 있지 않는데다 몇몇 점포는 건물 2층에 입점하고 있어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
 
여기에 락스타존이 기존 일반 영업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점포운영 비용을 낭비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초 락스타존에서는 락스타 통장, 락스타 적금, 락스타 체크카드 등 기존의 일반 영업점과 달리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취급했다.
 
하지만, 현재는 일반 영업점의 모든 수신 상품을 취급하는데다 이번달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도 취급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락스타존은 대학가에 있어 수익보다는 미래 고객 유치에 힘써야 하는 등 일반 영업점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에 일반 영업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업적 평가를 하는 등 경영진 스스로 락스타존의 실패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생 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도 같이 이용하면서 굳이 비용을 낭비하면서 운영할 필요가 있냐"며 "이렇게 할 바엔 락스타존을 없애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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