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올 2분기 4대 금융지주의 성적표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대로 경기침체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영업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하향 안정화돼 있는 반면 대출 운용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돼 이자마진은 대부분 줄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에 나서면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신한지주(055550) 2분기 당기순이익은 631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8%, 전분기 보다 23.6%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영업권 효과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82.8% 감소한 225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금융지주의 실적 악화는 주계열사인 은행들의 부진이 큰 몫을 했다. 일회성 매각 이익이 사라지고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 충당금 적립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은행별 2분기 당기순이익은 KB국민은행이 전분기 보다 8.9% 하락한 4781억원, 신한은행은 40.9% 감소한 3896억원, 우리은행이 62.7% 줄어든 2205억원, 하나은행이 23.2% 감소한 2111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신한은행이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한 2.02%, KB국민은행이 0.04%포인트 떨어진 2.23%, 우리은행이 0.08%포인트 하락한 2.43%였다.
하나은행은 전분기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지만 1.79%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금리인하와 계속되는 금융당국의 규제에 은행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조사 이후 CD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은행 대출 이자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새로운 저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라 우려는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당초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경기둔화와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 등이 하반기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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