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살아남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업체 간 치열했던 치킨게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6월 세계 반도체 매출은 243억8000 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지만,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감소세의 폭은 분명 완만해졌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반도체의 전세계 매출규모는 지난해 607억4900만달러보다 약 3% 줄어든 588억6100만달러로 추산된다.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매출추세(출처: WSTS, 표: 뉴스토마토)
최근 2~3년간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공급과잉에 따른 과다경쟁으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혈을 감소하면서도 경쟁사를 몰아붙이는 치킨게임이 진행됐고, 그 결과 일부 업체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손을 들어야만 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경우 애플의 가격인하 압력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4일 낸드 생산량을 30% 감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31일엔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와 자회사 렉스칩도 D램 생산량을 30% 가량 줄였다.
수년간 지속돼온 낸드플래시 '혈전'에서 '백기'를 든 셈이다.
이처럼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생산물량을 줄이면서 수급체계 또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WSTS는 내년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돼 매출 규모가 600억달러대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겼다"며 "(여기에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5S를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시장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원가절감이 가능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정미세화 기술'에서 일본의 엘피다와 도시바보다 앞서있다"며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성 악화에서 벗 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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