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극심한 폭염·열대야..전력 바닥 드러내나
2012-08-07 20:14:14 2012-08-07 20:15:22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앵커: 오늘 말복이자 입추라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 기온이 35도를 기록하는 폭염이 지속됐습니다. 이로 인해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며 이틀 연속 비상단계 2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금융부 임애신 기자 나왔습니다.
 
임 기자, 어제 전력 상황이 심각했다면서요?
 
기자: 2000년 이후부터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긴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심야시간 올림픽 시청까지 더해지며 전력 사용량이 7429만k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9월15일 발생한 정전을 기억하실텐데요. 어제 예비전력은 그 때 이후 최저 수준으로, 279만kW에 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주의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전력당국은 메뉴얼에 따라 전압을 하향 조정하고 구역전기사업자 42만kW를 병입했습니다.
 
앵커: 주의 경보라는 말을 들으니 심각한 것 같긴한데 이게 어느 수준인가요?
 
기자: 전력 수요 관리는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됩니다. 예비력이 400만㎾ 미만 300만kW 이상이면 관심 단계입니다. 그 밑으로 100만kW씩 떨어질 때마다 주의, 경계, 심각으로 구분됩니다. 어제 오전 10시17분 관심 단계가 발령된 후 11시5분 주의 단계가 격상됐습니다. 순식간에 예비전력 100만kW가 사라진겁니다. 예비전력이 300만kW 미만인 상태가 10분간 계속되거나 순간적으로 25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경보 주의가 발령됩니다.
 
앵커: 작년 여름만 해도 이렇게 전력 상황이 힘들었던 것 같지 않은데 왜 올해 유독 이렇게 전력난이 발생하는 건가요?
 
기자: 5월부터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등 이상기온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예상치 못하게 10일 이상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열대야까지 동반되며 냉방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싼 전기요금이 문젭니다.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보니 굳이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때 전기를 사용하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겨울에 보일러를 틀면 되는데 전기장판을 트는 식입니다. 아울러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력 다소비형 산업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습니다. 최근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한 점검에 들어가며 전력 생산을 중지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앵커: 정부가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었죠?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조업시간을 변경한 산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성수기에 집중된 여름휴가를 분산시키는 등 전력사용 집중화을 최소화했습니다. 약정업체들을 상대로 휴가 기간을 조정하는 지정기간 수요관리와 전력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하루 전에 약속한 업체가 전력 소비를 줄이는 주간 예고제 등도 이뤄졌습니다. 또 출입문을 연 채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점에 최고 4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경책도 썼습니다. 그럼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강구한 대책들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앵커: 이미 정부가 전력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전력 상황이 이렇게 어려우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자: 대규모 정전인 블랙아웃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예비전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전력 확보를 위해 절약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어제 전력이 관심 단계에 들어서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직접 대국민 절전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오는 2014년 새로운 원자력발전소가 완공되기 전까지 전력 상황은 계속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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