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지난주(20~24일) 국내 증시는 전체적으로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은 크지 않았지만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돌파했던 이달 중순 장세와 비교하면 상승탄력은 크게 수그러들었다.
무엇보다도 IT와 자동차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지난 24일 14거래일만에 멈췄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은 유동성 장세가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6일 "시장은 1950선까지 1차 유동성 안도랠리를 펼쳤지만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한데, 경기 상황과 유로존 안정 등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조정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을 증시로 끌어들인 유인책이 없다는 게 큰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소할 구체적인 대책이나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두 가지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임 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한 뒤 가격이 떨어졌을 때 발생할 손실부담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1950선 내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열리는 유럽 재무장관들의 연쇄회담 결과는 9월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과 EU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사전논의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그리스와 스페인 문제, 유럽안정기구(ESM) 출범과 관련된 유로존의 입장이 표명될 예정이다.
시장의 방향성을 놓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31일 예정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잭슨홀 연설 내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적극적인 언급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버냉키 의장은 매년 경제학자, 투자자, 언론인 등을 초대하는 잭슨홀 연설을 통해 향후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을 해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버냉키 잭슨홀 연설에서는 3차 양적완화(QE3) 실시에 대한 뚜렷한 의사표명은 조건부로 제시하든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미루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추가 양적완화 실시가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서 논쟁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은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재 예상되는 연준의 추가부양 조치는 8월 FOMC 의사록에서 밝힌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인하나 저금리 대출 지원 등이 유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곽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 스탠스에 대한 탐색과정에 따른 관망장세로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며 "뚜렷한 시장 방향성이 없어 대형주보다는 개별 재료가 있는 게임, 엔터, 미디어, 제약 등 중형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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