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과 전면전..'이번엔 부품 압박'
2012-09-07 10:23:46 2012-09-07 17:07:1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이 오는 12일 출시되는 아이폰5 초도 물량에 삼성전자의 부품을 대폭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삼성과의 특허소송을 시작으로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을 특허권 남용으로 제소했고, 이번에는 '부품 다변화' 카드까지 꺼내들며 전방적인 '삼성 옥죄기'에 나섰다.
 
7일 관련 업계와 일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1000만대로 예상되는 아이폰5 초도 물량 가운데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삼성전자의 부품을 대거 제외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미 애플은 지난 2010년 출시된 아이폰4부터 삼성전자의 LCD(액정화면)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번 아이폰5 초도 물량의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곳은 LG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폰4와 아이폰4S 베터리를 공급했던 삼성SDI 또한 이번 아이폰5에서는 제외됐고 대신 중국의 ATL, 일본 산요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인 AP(응용프로세서)의 경우 기존대로 삼성전자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의 한 전문가는 "애플이 부품 압박을 한다고 해도 AP의 경우 삼성 이외에 다른 제조사로부터 받을 수는 없다"며 "애플이 대만 TSMC에 시험생산을 맡겼지만 아직 수율이 너무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모바일D램의 경우 기존 거래선인 SK하이닉스와 엘피다,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와 도시바에만 제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금까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낸드 플래시와 모바일 D램 수요량의 30% 안팎을 공급해왔다.
 
그동안 삼성 부품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은 지난해에만 삼성전자에서 약 10조원 어치의 부품을 구매했다. 때문에 애플의 '탈 삼성부품 전략'은 당장 삼성전자의 매출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하지만 애플이 추구하는 부품 다변화 전략이 곧바로 '탈삼성 부품 전략'으로 이어지기엔 "준비가 덜 됐다"는 반론도 있다. 특허 소송과는 별개로, 애플이 삼성과의 거래를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이폰은 출시 첫 주에만 판매량 1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부품이 없으면 애플도 공급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부품 품질은 제품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삼성과의 거래를 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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