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25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이라며 '대통령 이정희'라고 적힌 '한미FTA 폐기 서한' 피켓을 번쩍 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전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배제와 축출을 내세우며 분열의 길을 거듭하면 진보가 아니다"며 "민중과 함께 진보의 길을 의연히 갈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 전 공동대표는 분당으로보당 사태와 관련, "진실을 밝혀졌고 누명은 벗겨졌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통합진보당을 파괴하려던 시도는 이미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2012년 5월, 통합진보당 비례경선 부정이라는 모함과 거짓으로 당이 보수언론과 검찰의 손아귀에 몰아넣어졌다"며 "이른바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 어제까지 연대했던 다른 야당까지도 진실을 외면하고 보수 세력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짓밟았다"고 탄식했다.
그는 "한국현대사에 유례없는 5개월의 공격을 감행한 세력들은 진보정치의 심장이 멈췄다고 단정했을 것이다. 종북, 패권, 부정선거 이 세 가지면 민중과 통합진보당의 혈맥은 끊긴다고 여겼을 것이다. 진보 엘리트들이 언론의 박수 속에 탈당 공세를 펴면 통합진보당은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리라 계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민중이 스스로 선택한 진보정치이기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면서 "민중이 스스로 힘을 갖는 민주주의가 아니고서는, 분단체제에서 통일을 이루지 않고서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자주적인 한미관계로 바꾸지 않고서는 민중이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없기에 우리는 이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저는 근거 없이 모함당하는 사람의 손을 놓지 않았다"면서 "진보정치의 중심 노동자 농민들을 폄하하는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 대가는 가혹했다. 21세기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재현된 중세의 마녀사냥은 정확히 저를 겨냥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러나 "저는 앞으로도, 사실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진보정치인으로서 제가 지켜온 원칙이고 법률가로서 가져온 윤리이며 민중들께 내보일 제 양심이기 때문"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진보정치의 심장이 다시 뛰는 이 순간, 한국 정치는 이미 바뀌고 있다"며 "정치의 이름으로 여론의 몰매에 밀려 진실이 외면당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그리해도 죽지 않는 것이 진보정치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모함 받는 억울한 민중들은 이제 없을 것이다. 진실만 있다면 당신을 지켜줄 진보정치가 살아났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한 ▲노동 3권 전면 보장 ▲한미FTA 폐기·한중FTA 중단 ▲6.15 선언과 10.4 선언 이행 ▲국가보안법 철폐 ▲침략적 한미 합동 전쟁훈련 중단 ▲한일군사동맹 폐기 ▲종북 논쟁의 완전한 중단 등을 공약했다.
한편 이날 이 전 공동대표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는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사태 논란의 당사자들이 참석해 이 전 공동대표의 출마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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