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원·달러 환율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 가치상승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원·달러 환율 1100원은 의미있는 변곡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처음으로 1100원 밑으로 떨어졌을 당시 코스피지수는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지난해 4월 환율이 또다시 1100원 아래로 떨어졌을 때 코스피는 2200선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원화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원화강세 만으로 수출경쟁력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04~2007년 원화강세와 엔화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인데, 현재는 엔화 가치가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밑도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익성장이 신흥시장 평균을 하회했지만, 현재는 환율이 1400원대"라며 "최근의 원화강세가 수출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수출경쟁력 약화를 본격적으로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자금유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말부터 2005년 초까지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갔을 때 외국인 자금이 크게 빠져나갔지만, 현재 원화의 절대적 가치는 인덱스 기준으로 당시에 비해 17%나 저렴한 상황이다.
또한 2005년의 외국인 매도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성장이 신흥시장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지금은 신흥시장 평균보다 높은 이익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2004년 말 42%에 달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은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 원화가치 수준은 외국인이 외면하거나 신흥시장 대비 이익의 성장성이 뒤처질 만큼 고평가된 것은 아니다"며 "원화의 절대적인 가치는 여전히 저렴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시장의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3원 내린 1110.7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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