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학업이나 직업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이른바 '기러기 가족'이 전체 가구의 14.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부부와 같이 배우자가 있지만 따로 떨어져 사는 비동거부부 가구도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나타난 타지 거주 가족이 있는 가구의 현황 및 특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1월1일 현재 타지 거주 가족이 있는 가구는 245만1000 가구로 전체 가구(일반 가구 1733만9000 가구)의 14.1%를 차지했다.
이 중 학업 때문에 타지에 거주하는 가족이 있는 가구는 국내 66만1000 가구, 국외 21만9000 가구로 총 86만2000 가구로 집계됐다.
직업 때문에 타지에 거주하는 가족이 있는 가구도 많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직업 때문에 따로 떨어져 사는 가족이 있는 가구는 국내 113만9000 가구, 국외 11만8000 가구로 총 124만5000 가구로 조사됐다.
일반가구 중 타지 거주 가족은 34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원(일반 가구원 4665만 명)의 7.3%를 차지하는 수치다.
학업 때문에 타지에 사는 가족은 110만4000명으로 국내 82만4000명, 국외 28만명으로 집계됐다. 직업 때문에 타지에 거주하는 가족은 국내 146만7000명, 국외 16만3000명으로 총 162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비동거부부는 2010년 11월1일 현재 115만 가구로 가구주가 유배우인 가구 중 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동거부부는 가구주의 혼인상태가 '배우자 있음'인데 배우자와 동거하지 않는 가구로, 주말부부는 물론 배우자가 해외 취업, 사회시설 입소 등으로 부부가 따로 살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
비동거부부 가구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 63만3000가구, 2005년 83만5000가구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창희 통계청 인구총조사과 사무관은 "배우자가 있으면서 따로 떨어져 사는 부부가 지난 10년 사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는 직업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 연말 세종시로 이전하는 정부 부처에서도 공무원들 사이에 이른바 '세종 기러기'라는 신(新) 풍속도가 자리잡고 있다.
총리실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4년까지 이주하는 공무원은 1만여명에 이르는데, 이 중 가족을 두고 혼자 세종시로 이주하는 공무원은 41%에 달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대신 혼자 내려가는 '기러기 아빠' 또는 '기러기 엄마' 신세를 택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한 공무원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혼자 내려간다"며 "교육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 가족을 데리고 가긴 무리여서 나 혼자 내려가는 '세종 기러기'를 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타지 거주 가족이 있는 가구의 가구주 교육 정도를 살펴보면, 고등학교가 90만1000 가구(36.8%)로 가장 많고, 대학교 77만5000 가구(31.6%), 중학교 29만1000 가구(11.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외에 타지 거주 가족이 있는 가구의 가구주 교육정도는 대학교 학력이 13만5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학업을 이유로 국외에 가족이 떨어져 있는 가구는 21만9000 가구로, 이 중 가구주의 학력이 대학교인 가구는 9만3000 가구로 42.7%를 차지했다.
조창희 사무관은 "고학력 가구주일수록 교육열이 높다보니 자녀를 해외에 유학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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