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연이은 상장폐지 등 차이나디스카운트에 주춤하던 중국기업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다시금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하반기 이후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데다 강화된 제도에 발맞춰 안정성과 투명성이 높은 중국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시장 상장을 검토하는 중국기업은 5~6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사전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이들 대부분이 국내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유한 기업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전 상장에 나섰다가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며 관망세를 보였던 기업들도 재상장 의지를 밝히고 있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이후 올해까지 상장에 나섰지만 높아진 차이나디스카운트에 상장을 철회한 중국기업은 10개 이상이다.
이중 심사청구 단계에서 철회한 기업은 5곳이고, 나머지는 상장승인을 받았지만 스스로 포기했다.
지난 2010년 차이나제이텍과 유륭국제, 지난해 UMS홀딩스와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 등이 상장의 꿈을 접었고 올해 초에도 기승국제자원재성유한공사가 심사를 청구한지 두 달만에 철회를 결정했다.
또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와 이비에이치인더스트리는 상장 예심 통과후 돌연 상장에 나서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차이나그린페이퍼와 썬마트홀딩스, 컴바인홀딩스 등은 상장 요건을 모두 갖췄지만, 공모주 청약단계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지못하자 상장을 포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기업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또 한번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화된 정부 규제와 함께 주관사와 금융당국 모두 이전 상장폐지 기업에 대한 교훈을 적용해 심사와 실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개정된 강화된 규정은 이들 해외기업의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국내 상장 해외기업 상장 주관사에 대해 기업실사 강화를 이유로 공모자금과 별도로 공모금액의 10%(최대 50억원)를 주관사가 의무적으로 인수하도록 했다.
이전 자산 1000억원 이상 기업에 강조됐던 내부통제 절차도 외국기업에 적용하고 적용 범위도 1000억원이 되지 않더라도 3개월간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결과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토록해 회계 투명성을 높였다.
때문에 강화된 실사와 투명성으로 '알짜' 중국 기업들이 국내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잇따른 상장폐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지난 7월이후 중국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20~30% 가량 올랐다"며 "이후 상장되는 중국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들은 "이전 양적 성과에 치우쳤던 중국기업 유치의 시행착오가 어느정도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며 "차이나디스카운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지만 글로벌화되는 시장환경에 따라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기업 상장 주관에 나섰던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전 노동집약적 기업에서 벗어나 중국시장 변화에 적저히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로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준을 갖춘 경우가 많다"며 "국내 투자자들도 점진적 인식 변화를 통해 중국기업에 대한 또 한번의 접근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앞으로 가장 먼저 국내 IPO 시장에 선보이게 될 중국기업은 내년 상반기 상장에 나서는 화학원재료 제조기업 장삼각신재료유한공사(DELTA ADVANCED MATERIALS LIMITED)으로 주관사는 교보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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