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태' 회계법인 보고서에만 의존 부실처리"
서울변호사회 '쌍용차 사태 진상조사단 조사결과 발표'
2012-10-29 13:31:50 2012-10-29 13:42: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와 대량의 정리해고 사태가 일부 대형 회계법인의 보고서에만 의존해 부실 처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욱환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29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쌍용자동차 사태 특별조사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오욱환)는 29일 '쌍용자동차 사태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하이차가 2005년 1월27일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당초 약속한 투자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유동성 위기 극복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고의로 쌍용차를 파산으로 내몰았다는 의혹을 갖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이 조사단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손상차손을 인식하게 된 경위가 '법정관리 신청'으로 기재되어 있는 2008년도 감사보고서 내용과는 달리 이미 2008년 11월 회계적으로 반드시 인식되어야 하는지 여부가 의심되는 '손상차손 계상'을 의도했고 이를 통해 재무상태가 악화되어 보이도록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손상차손의 적정성 여부는 회생계획의 중요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법원 역시 조사보고서의 적정성 여부에 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정리해고의 실체적 요건을 쉽게 인정한 문제가 발견됐다"며 "결국 쌍용차의 회생절차 및 대량의 정리해고 사태는 회계법인의 보고서에만 의존해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당시 쌍용차에 대한 회계보고서는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했다.
 
서울변호사회는 또 "당시 파업을 진압했던 경기지방경찰청은 대테러장비인 '테이져건' 및 '다목적발사기'를 파업 노동자들에게 사용했고, 발암물질이 포함된 최루액의 무차별 투하, 수면방해, 의료진출입차단, 단전·단수조치 등을 통해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회사측이 고용한 경비용역업체 직원들도 불법적으로 파업 진압작전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사 대타협 체결과정에서 무급휴직자를 1년이 경과한 시점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으면서도 경영진은 생산물량 수준 미달 등을 이유로 복직 대상자 460여명 중 단 1명도 복직시키지 않고 있고, 복직 재판에서 승소한 징계해고자 12명에 대해서도 수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물면서까지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이어 "쌍용차 전체 노동자의 약 40% 이상에 해당하는 2646명의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사회가 무려 3년 이상 방치하면서 최소한의 관심과 배려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로 인해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절망의 벽에 부딪혔고, 결국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쌍용차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노사가 상호 양보를 통한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하다면 제3의 중재기구를 발족시켜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한 뒤 국가에 대해서도 ▲대규모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과 ▲경비용역업체의 불법행위 방지 ▲회계감리시스템의 투명성제고 ▲노동자들의 의견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개정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쌍용차 사태 진상조사단은 2009년 5월 발생한 쌍용차 노동자 2646명의 구조조정과 파업, 이 과정에서 발생한 근로자 23명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100여일간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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