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유료방송 부가서비스 이용 개선안 마련
"가입 사실 SMS로 안내할 것" 등 사업자에 요구
2012-10-31 21:45:02 2012-10-31 21:46:39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송아무개(만 30세)씨.
 
이 지역 케이블방송을 이용하는 송씨는 얼마 전 요금이 연체되고 있다는 방송사 전화에 통장에서 지출 내역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신청도 하지 않은 부가서비스 이용 명목으로 1만원 정도가 지난 11월부터 1년 가까이 빠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씨는 해당 케이블방송과 방송통신위원회에 번갈아 전화를 걸어 추가로 내 왔던 요금을 돌려받았지만 지금도 찜찜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유료방송 이용자 가운데 송씨처럼 골탕을 먹는 경우가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 이하 방통위)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위성방송사업자, IPTV 3사, 케이블TV사업자 94사 등 전국 98개 사의 유료채널과 부가서비스 제공 내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업자가 유료채널 가입 사실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케이블방송의 경우 가입은 리모컨으로, 해지는 전화로만 가능해 이용자가 실수로 리모컨을 잘못 조작해 부가서비스에 자동 가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사업자가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씨의 경우 문제의 케이블방송에서 ‘한달 동안 무료로 이용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달 해지하라’는 부가서비스 이용 안내 전화를 받은 일이 있지만 가입이나 해지 내용 자체를 자세히 전달 받은 사실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송씨처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채 부가서비스에 가입된 경우가 적잖은데 뒤늦게 이를 알아도 해지 역시 쉽지 않다.
 
또 성인물과 일반물의 구매 인증 비밀번호가 1개로 동일해 미성년자의 성인물 접근이 너무 쉬운 문제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31일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유료채널 가입시 가입처리 사실을 반드시 문자메시지(SMS)로 안내할 것 ▲전화 이외 TV 리모컨으로 유료채널과 부가서비스 해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 ▲성인물 구매시 일반물과 다른 인증 비밀번호를 설정케 해 미성년자 접근을 막을 것 등을 유료방송 사업자에 요구했다.
 
다만 개별 케이블방송에 대해서는 ‘자율 시행’을 권고해 강제력이 없는 데다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안내해야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아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선방안은 사업자별 약관 개정과 시스템 개발 일정을 감안, 오는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31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개선방안에 따라 청소년 유해 성인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을 불문하고 모든 유료방송사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유료채널과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유료채널에 가입되어 원하지 않는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고 이용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든지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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