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우리나라 흡연자들이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담배 가격은 금연을 유도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이후 담뱃세가 동결됐다는 지저이다.
보건복지부는 전세계 22개국 1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제 금연정책 평가 프로젝트인 ITC 프로젝트팀의 국내 책임자인 국립암센터 서홍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TC 한국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보고서는 지난 2010년 조사 결과 흡연자의 86%는 흡연의 해로움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62%는 정부가 담배 관련업체들을 고소해 의료비용을 지불하게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88%의 흡연자들은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면 흡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ITC 한국 보고서는 가격이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라고 판단했다.
한국은 지난 2004년 12월 담뱃세를 500원을 인상한 후 7년간 유지되고 있다.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강하던 흡연율이 2007년 이후 남녀 모두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4년 담뱃세가 동결되면서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흡연자는 흡연을 위해 본인 소득의 3.1%만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흡연자의 35%만이 담배에 지출되는 돈이 부담돼 '자주' 또는 '매우 자주' 금연을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을 결심한 이유도 '담배 가격이 부담돼서'라고 대답한 비율이 2005년 38%에서 2010년 27%까지 감소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담배가격은 금연을 유도하는데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담뱃세 인상을 통한 담배가격 인상이 시급하다"면서 "흡연자의 86%가 정부가 흡연의 해로움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답한 만큼 정부가 보다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 정부의 보다 강력한 금연 정책이 필요한 근거로 지난 2005년 흡연자의 35% 이상이 담뱃값에 쓰여진 경고 문구를 관심있게 읽었으나, 2010년에는 25%로 감소했다는 점을 들었다.
2005년에 흡연자들 중 16%가 이 경고 문구를 보고 최소 한번 이상 담배를 참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0년에는 최소 한번 이상 담배를 참은 흡연자가 11%로 줄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저타르', '순한' 등 오해의 여지가 있는 문구들이 규제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 때문에 흡연자의 30%가 'light(약한)' 담배는 흡입하는 타르의 양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고 잘못 알고 있었으며, 28% 역시 약한 담배가 몸에 덜 해롭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음식점에서의 흡연금지에 대해 흡연자들은 2005년 17%가 찬성했으나, 2008·2010년에는 각각 30%·29%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어린이 동승자가 있을 때 차 안에서의 흡연금지에 대해 94%가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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