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공적자금 투입하나
예보 관리 저축은행 매각 지지부진..부실 저축은행도 증가
예보 "공적자금 투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관리 능력은 '도마'
2012-11-19 17:42:48 2012-11-19 17:44:43
[뉴스토마토 송주연·원수경기자] 최근 중대형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영업정지되면서 예금보험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새 주인을 찾기 전까지 예보가 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매각이 지지부진해 골치가 아픈 상황에서, 연이은 영업정지로 부실저축은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어 금융당국과 예보의 허술한 관리감독과 무능한 경영은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연내 추가퇴출 가능성↑..공적자금 투입 목소리 '고조'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현재 예보의 관리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은 모두 8곳으로 가교저축은행이 4곳, 일반 저축은행이 6곳(중복 2곳)에 달한다.
 
그러나 연내 몇몇 저축은행의 추가퇴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예보가 관리하게 될 저축은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5일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저축은행 19곳 중 15곳이 적자를 기록했고, 이 중 5곳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대상인 BIS비율 5% 미만인 곳도 8곳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자구책을 제출토록 했으며, 연말까지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퇴출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15조원 규모로 조성된 예보의 저축은행 특별계정은 벌써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까지 예보의 저축은행 특별계정에는 22조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7조원에 대해서는 상환대책 조차 마련되지 않아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올 5월 4개 대형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이미 15조원 특별계정이 초과됐고 그 때문에 이후 국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저축은행에서 벌어진 문제 때문에 공적자금이라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계정 기한이 연장되면 현재 부족분으로 알려진 7조원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저축은행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만큼 당장 상환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예보, 저축은행 관리 능력 '구멍'?
 
동시에 일부에서는 퇴출 저축은행을 관리하고 있는 예보의 저축은행 관리 능력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예보는 이날 예쓰와 예한별저축은행의 매각을 공고했다. 하지만 예쓰저축은행은 이달 초 매각이 무산되는 등 지난 2010년 이후 모두 다섯차례나 공개경쟁입찰 매각에 실패했다.
 
부실 저축은행이 쉽사리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먹거리를 상실한 저축은행업계의 위축으로 부실 저축은행을 떠 맡을 '통큰'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교저축은행이 가진 구조적 한계가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교저축은행이 매각되면 예보가 선임한 가교저축은행의 임원이나 대표는 새 주인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며 "매각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자리가 보전되는 만큼 가교저축은행 임원 입장에서는 임기를 마치기 전에 매각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가교저축은행을 조속히 매각할 수 있도록 가교저축은행 임직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교저축은행의 경영 정상화도는 물론 신속한 매각 역시 요원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보는 지난 6월부터 가교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한 임직원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이 마저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또 다른 예보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교저축은행이 여전히 수익이 안 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 도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합리적이고 수용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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