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정유업계가 4분기에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2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9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2.4달러까지 악화돼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부양책과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성수기로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는 특히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이스라엘-하마스 폭격전 등 최근 중동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도 4분기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108.9달러로 예상, 3분기 106달러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국제유가 오름세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제마진 역시 11월 셋째주 배럴당 7.5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정유업계의 4분기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정제마진도 4분기와 비슷해 당분간 성장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 석유 소비 증가량도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경기 지표개선, 중국·인도 등 개도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출이 국제 원유가를 끌어 내리는 효과 등, 국제유가 하락 리스크가 우리 기업의 걸림돌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제 마진과 함께 내년 파라자일렌(PX, 방향족 물질)이 정유사들의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내년 500만톤 이상 PTA 신규 설비를 가동하면서 주원료인 PX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PTA는 PX를 주원료로 사용하며,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와 페트(PET)병 생산에 사용된다. PX는 지난 2010년 이후 판매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설비투자가 가장 활발한 부분이다.
판매가격도 지난 2010년 톤당 1065달러에서 2011년 1562달러까지 상승했고, 올해는 1501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업계는 PX의 가격 상승이 향후 1~2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기존 80만톤의 PX 생산능력을 오는 2014년까지 JX에너지, 싱가폴과 합작 투자해 각각 100만톤, 22만톤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SK에너지 역시 PX 증설을 위해 8000억원 유산증자 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오는 2014년 100만톤 증설을 마쳐 모두 220만톤의 PX를 생산할 예정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PX는 10~20년 장기적 관점에서 정유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의 설비가 완성되는 2014년 이후 PX의 과잉공급이 예상되지만, PX가 생활 필수 품목과 연결돼 있어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재 아시아에서 PX 공급이 부족하지만, 2013년 이후 대규모 증설이 완공되면 '폴리실리콘'과 같은 시장 악화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정유사들의 과도한 PX 신증설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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