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탄소섬유'에서 새길 찾는다!
내년 상반기 전주공장 완공
2012-11-27 18:49:25 2012-11-27 18:51:21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선진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탄소섬유 시장에 효성이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장에 진출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고 국내 시장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텃세를 극복하고 시장점유율 늘려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004800)은 2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탄소섬유에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1만7000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탄소로 만든 실을 의미하는데 철에 비해 무게는 5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강도와 탄성은 10배나 높아 주로 초경량, 고강도 제품에 사용된다.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낚시대, 항공우주, 항공기 1차 소재로 활용됐던 탄소섬유는 2010년 이후 자동차와 우주항공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며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엔 연간 5만톤(약 20억달러) 규모이며, 그 중 국내시장 시장 규모는 올해에는 2700톤 가량으로 연간 11%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에 시장규모가 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태광산업(003240)이 국내에서 최초로 1500톤 양산이 가능한 공장을 지난 3월에 완공해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4월 화재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가 8월에 재가동에 들어가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국내에서 최초로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기술력은 선진국의 것과 비교해 한 단계 아래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다만 수직계열화를 통해 선진국과 비교해 가격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태광산업측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 효성이 이번에 개발 완료한 중(中) 성능 제품은 탄소섬유 중에서도 전 산업분야에 가장 다양하게 사용되는 제품이다. 특히 선진국의 기술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효성측의 설명이다.
 
탄소섬유는 그동안 일본과 미국 등 극소수 기업만이 생산기술을 보유해 국내에서는 수요량 전체를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효성은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국내 시장과 더불어 전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술력 부문에서는 비슷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의 '도레이'와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도레이', '도호테낙스', '미쓰비시레이온' 등 일본 업체는 현재 연간 1만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레이의 국내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는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내년 1월 완공해 고강도 탄소섬유 '도레이카'를 연간 2200톤 규모로 대량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에 효성이 탄소섬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에는 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효성이 내년에는 국내 물량을 서서히 대체하면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김동건 현대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경우 내년에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우선 국내 물량을 대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국내 물량을 공급하고 남은 수량을 해외 시장 개척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 "탄소섬유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3대 업체들을 제외하고 중국 업체들이 개발에 들어갔지만 품질은 국내 업체들보다 한 수 아래"라고 덧붙였다.
 
우선 국내 시장의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가격 면에서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식으로 전략을 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한쪽에서는 연간 2000톤이라는 생산량도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현재 연산 2000톤이라고 하지만 수율이 대략 60% 정도라 실제 생산되는 양이 어떻게 될지는 확신하기 힘들다"며 "내년에 바로 국내 물량을 대체하기는 힘들고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효성 측은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나 생산량은 밝힐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지난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소섬유 사업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효성 관계자도 "우리는 품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국내와 해외를 나누지 않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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